영상물 촬영지로 각광 받고 있는 인천 개항장 일대〈사진 위〉와 차이나타운.
영상물 촬영지로 각광 받고 있는 인천 개항장 일대〈사진 위〉와 차이나타운.

인천광역시가 인천을 ‘음악 도시’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인천은 우리나라 근대 음악의 출발점이자, 대중음악의 새로운 메카로 오래전부터 자리 잡을 만큼 문화에 대한 뿌리가 깊다.

그렇기 때문에 인천을 ‘음악 도시’로 만든다는 인천시의 취지는 의미가 있다. 좀 늦은감은 있지만, 이를 계기로 인천을 대중음악이 통하는 재도약의 기회를 맞게 돼 그나마 다행이다.

이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모한 ‘2020년 지역기반형 음악창작소 조성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돼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오는 2021년까지 총 32억원(국비 10억원, 시비 22억원)을 들여 부평 미군부대반환지역인 캠프마켓에 ‘인천음악창작소’를 조성한다. 음악과 관련된 도시의 강점을 살리고 시민들은 항상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인천시의 야심찬 계획이다.

시는 국악과 클래식, 대중음악 등을 총망라한 ‘음악 도시’ 조성을 위해 민·관협의체(TF)도 구성했다.

지역기반형 음악창작소 조성사업은 지역 대중음악인들에게 창작에서부터 작품이 음반(음원)으로 재생산되는 과정에 필요한 기반시설 제공과 교육프로그램 지원을 통해 음악인들의 자생력을 강화한다.

캠프마켓은 지난 1950년대부터 1960년대 부평 미군부대 ‘애스컴(United States Army Support Command City)’을 통해 팝, 록, 재즈 등 다양한 음악장르가 유입되는 전초기지로 대중음악인들의 주 활동무대였다. 부평문화재단에서도 지난 2016년 12월 부평 미군부대 ‘애스컴’을 내용으로 한 창작극을 무대에 올려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 대중음악사에 있어 역사성을 가지고 있는 캠프마켓에 인천음악창작소를 조성하고 이곳을 거점으로 지역음악인이 교류하며 자유롭게 음악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음악창작 생태계를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 인천시의 최종 목표이다.

이왕이면, ‘음악’만이 아니라 ‘영화’ 분야까지 늘려 ‘영화와 음악’으로 폭넓은 대중적 문화 도시로 조성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인천은 원래 ‘영화의 산 고장’이다. 지난 50~60년대부터 최근까지 개항의 문화역사가 깊이 서려 있는 인천에서 ‘팔도사나이’ 등 수많은 영화들이 촬영됐다.

인천항 등 과거 원도심 지역인 중·동구를 시작으로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신도시 송도국제도시 등지에서 영화·드라마·오락물 등 다양한 영상물 촬영들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인천영상위원회는 지난해 인천에서 촬영한 영화·드라마·뮤직비디오·광고 등 각종 영상물이 총 195편에 달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인천에서의 촬영된 영상물은 지난 2015년 93편에서 2016년 103편, 2017년 118편, 2018년 138편으로 꾸준히 증가하면서 지난해에는 195편으로 지난 2015년부터 4년 사이 2배 이상 늘었다.

드라마 ‘배가본드’, 영화 ‘블랙머니’를 비롯해 172편이 영종도를 비롯한 중구에서 촬영됐으며 배다리 헌책방 거리, 양키시장 등 1980~1990년대 이미지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동구지역의 촬영 건수도 141편이나 됐다.

이처럼 인천은 과거서부터 현재까지 영화와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미래의 문화 산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과 함께 영화까지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인천은 월미도, 차이나타운, 일본풍 적산가옥 및 거리, 동화마을, 우리나라 최초 서구식 자유공원 등 개항 및 근대 문화가 그대로 보존돼 있다.

일제를 배경으로 하는 영상물은 상당수가 일제 개항거리 일대에서 그동안 무수히 촬영돼 왔다. 그 시대 옷차림만 갖추어도 그대로 배경이 나올 만큼 건물들과 거리 등 당시의 근대역사적 배경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박남춘 인천광역시장도 지난해 인천 출신 감독이 인천 배다리 인근에서 촬영한 ‘극한직업’의 인기를 보며 인천이 영상물 촬영지로 발전할 수 있도록 영화촬영세트단지 장소 물색 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동구청 초도순시 때는 수년간 비어 있는 동일방직 공장을 영화 촬영 시설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렇다할 결과물이 없는 상태다.

사실, ‘영화의 산실’ 인천은 영화제 하나 없는 도시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실내 영화관 ‘애관극장’이 122년의 세월을 지키며 지금도 각광을 받고 있다.

인천 애관극장 과거와 현재
인천 애관극장 과거와 현재

당시 인천에는 헤아릴수 없을 만큼 상당히 많은 영화관들이 운영될 정도로 ‘영화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탈렌트 최불암 씨 등 인천 출신의 수많은 배우들도 배출된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음악 도시’ 조성을 넘어 ‘영화·음악 도시’로 재도약하는 인천시의 계획이 추진되길 바란다. 인천은 바로 오랜 세월을 음악과 함께 한 ‘영화 도시’이기 때문이다.

[헤럴드경제 기자 / 인천·경기서부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