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公 새 210량 잇단 무응찰
업계선 “제작 최소단가 보전 안 돼”
공사 “노후차량 정비부품적어”난감
서울교통공사(사장 김상범)가 발주한 서울지하철 4호선 신규 전동차 210량 구매사업이 전동차 입찰 사상 최초로 지난달 17일 첫 유찰된 이후 재공고를 했지만 결국 또 다시 한곳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인해 유찰 됐다.
6일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4호선 210량 구매 사업은 총 사업금액 약 2640억원, 추정 가격은 2405억원 수준으로 1량당 평균 예가는 12억6000만원 정도 책정됐다.
대규모 구매 사업이지만 업계 맏형격인 현대로템을 비롯해 다원시스·우진산전 등 차량 제작 3사가 모두 응찰하지 않아 4호선 신규 전동차 구매사업은 유찰 처리 됐다.
현재 업계측은 교·직류 겸용차량 제작의 최소 단가도 보전되지 않아 적자가 불가피해 응찰하지 않았다는 입장이고 서울교통공사측은 가용 예산을 최대한 확보해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는 상황이다.
우선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 한국철도가 발주한 교직류 겸용차량이 1량당 평균 14억5000만원 수준에서 낙찰된 사례를 들며 이번 서울교통공사의 4호선 신규차량 구매 사업을 비교하고 있다.
차량제작사 관계자들은 지속적으로 제작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으로 낙찰받게 되면 결국 국내 철도산업계 전체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지하철 4호선은 다른 노선들과는 달리 직류전용(DCV)과 교직겸용(ADV)을 혼용 운영하는 특이한 점이 있다. 국내는 지하철 구간과 일반철도 구간이 서로 사용하는 전류가 다르다. 지하철 노선은 DC(직류), 일반철도의 전철화구간은 AC(교류)를 사용하기 때문에 상호간의 호환이 불가능하다. 서울 지하철 4호선(당고개~남태령)과 수도권 전철(오이도~선바위) 구간이 직통 운행을 하기 위해선 두 전류가 만나는 구간에 필연적으로 절연구간이 필요하다. 이구간의 전차선에는 아무런 전류도 흐르지 않는다. 전력을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에 이 구간에서 전기로 움직이는 열차는 무조건 관성의 힘으로 주행할 수 밖에 없다. 절연구간이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교류에서 직류로 가압되는 전기를 바꾸기 위해서다.
이에따라 4호선 구간을 운행하는 전동차는 직교류 전환장치가 필수이며 가격은 8000만원~1억원이상이 더 비싸다.
서울교통공사는 2022년 9월부터 순차적으로 초도차량을 납품받아야 하기 때문에 난감한 입장이다.
현재 공사가 운행 중인 4호선 차량의 내구 연한이 도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노후화된 차량의 사양에 맞는 정비부품도 구하기 쉽지 않다. 공사로서는 배정된 예산 내에서 입찰을 마무리하고 2~3년 이내에 신규 차량을 도입해야만 하는 숙제를 떠 안고 있는 셈이다.
최근 철도차량 발주 물량이 급증했고 업계측도 차량 제작가격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당초 예정대로 사업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사 한 관계자는 “한번의 유찰은 있을 수 있겠지만 두번의 유찰은 이해가 안간다”며 “제작 단가를 올려 발주하고 싶어도 이번 사업은 시비까지 지원받아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시민의 혈세가 들어가 있는 예산을 더 늘리기는 어렵다”고 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공장을 놀릴수 없어 적자를 보고서라도 경쟁했지만 지금은 3사 모두 전동차 제작 능력이 모두 차 있는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 적자 수주를 할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원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