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금 판단땐 횡령혐의 무죄 가능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배우자 정경심(58) 교수가 법정에서 사모펀드 운용사 자금 횡령 혐의에 관해 증언했다.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와의 금전거래는 투자가 아닌 대여금이었다고 한 주장이 받아들여지느냐에 따라 본인 재판에서도 유·무죄 판단이 엇갈릴 전망이다.

2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부장 소병석)는 사모펀드 자금 등 72억원대 횡령 혐의를 받는 조범동(37) 씨의 재판을 다음달 25일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법원은 조 씨가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 프라이빗에쿼티(PE)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회삿돈 72여 억 원을 유용한 혐의를 판단한다. 이때 조 씨의 범죄 사실 중 허위컨설팅 계약을 통한 횡령, 사모펀드 약정 관련 금융위원회 허위보고, 증거인멸 등 정 교수 혐의에 대한 3가지 주요 쟁점에 대해서도 직·간접적인 판단이 내려질 전망이다.

검찰은 조 씨가 정 교수 측에 사모펀드 투자로 5억 원 상당을 받은 뒤 허위 컨설팅 계약을 맺고 수수료 명목으로 1억 5000여 만원을 지급했다고 보고 있다. 27일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 교수는 “투자가 아니라 대여금에 대한 이자를 받은 것”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다만 정 교수의 주장에 설득력이 있으려면, 이자를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PE 법인과 동생 정모 씨의 계좌를 통해 받은 이유가 설명돼야 한다. 통상 대여금은 빌려준 당사자가 이자와 원금을 직접 받으면 되는데, 동생을 끼워넣어 차명거래를 한 셈이다.

“조국 당시 민정수석의 재산신고내역이 공개된 2017년 9월 동생 정 씨와 약속시각을 정해 컨설팅비 860만원 중 600만원을 받은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즉답을 피했다.

정 씨가 은행에서 100만원 씩 나눠 600만원을 인출하고 정 교수가 2주에 걸쳐 100만원과 200만원, 300만원 총 3차례 600만원을 입금한 정황에 대해서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 교수는 공판 막바지에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았는데 횡령이라고 해서 너무 기가 막힌다”고 했다.

조범동 씨 외에 조 전 장관의 친동생도 웅동학원 재단 자금을 빼돌리려 한 배임 혐의와 교사채용비리 혐의로 관해 다음달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다만 정 교수는 공범으로 기소된 조 전 장관 재판이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아 앞으로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 교수는 투자사 직원을 시켜 검찰의 동양대 압수수색에 대비해 개인용 컴퓨터를 미리 반출한 증거인멸 혐의도 받고 있다. 문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