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수은 1.2조 지원…고강도 자구책 전제
유상증자·부동산 매각·사업부 투자 유치 등
올해 갚을 빚만 3.7조…유동성 확보 급한불 꺼야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대한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정부의 긴급 자금을 받기 위해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을 지원키로 한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은 조만간 대한항공의 자구안을 담은 특별 약정을 대한항공과 체결할 방침이다.
28일 재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소 1조5000억원의 자구책을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다음달 산은·수은과 특별약정을 맺은 후 지원을 받을 계획이다. 정부는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유동성 부족 상황이 심각한 대형 항공사 지원에 적극 나선 만큼 각 회사의 자체적인 자본 확충 방안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구안에는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유휴자산 매각, 사업부 매각 등이 담길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상환에 필요한 돈만 약 3조7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차입금 2조2000억원, 사채 9000억원, 자산유동화증권(ABS) 6000억원 등이다.
이에 따라 산은·수은이 1조2000억원을 지원해도 2조5000억원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말 개별 기준 현금성자산은 1조1458억원을 감안하면, 차입금 상환에 1조원 이상의 돈이 더 필요해 자산 매각 등으로 유동성 확보가 절실하다.
먼저 대한한공은 이르면 7월 최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서울 종로구 송현동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 매각도 진행하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파라다이스 호텔 토지와 건물, 제주시 연동 사원주택 부지 등을 매각해 이르면 9월 말, 늦어도 10월 초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해양레저시설 '왕산마리나'의 운영사 ㈜왕산레저개발 지분 100%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기내식, 마일리지, 항공기정비 등은 매각 검토 중이다. 기내식 사업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처럼 별도 법인을 설립해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2003년 루프트한자와 8 대 2 지분율로 LSG스카이셰프코리아를 설립했다. 루프트한자와의 계약 종료로 2018년엔 하이난항공과 6 대 4로 지분율로 게이트고메코리아를 세웠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지분 매각으로 각각 650억원, 160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대한항공의 기내식 사업은 아시아나항공보다 최소 1.5배에서 최대 2배의 매출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항공의 기내식 사업이 포함된 기타 매출은 지난해 약 2900억원으로, 게이트고메코리아(약 1500억원)의 두 배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 사례를 볼 때 기내식 사업의 지분 일부 매각으로 수천억원의 자금 유치가 가능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조 단위 자본 확충을 위해 알짜 사업 매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다만 사업부 통매각보다는 투자자 유치 등의 방식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