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담보 아닌 특약으로 보장

美 AIG 선도, 코리안리도 동참

‘전염병 위험은 특약으로 확실히 구분해 보장하라’

재보험업계에서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으로 인한 기업 경영피해를 기본보장 범위에서 확실히 제거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기업휴지보험 표준약관에서 코로나19 등은 담보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적시하고, 대신 특약으로 이를 보완하려는 접근이다. 전염병으로 인한 천문학적인 금액의 보상시비가 걸리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28일 재보험업계에 따르면 미국 AIG는 표준약관에 전염병 면책 조항을 넣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신 특별약관으로 전염병으로 인한 ‘사업장애(Business Interruption) 담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BI 특별약관은 두가지 종류로 하나는 담보하는 질병을 구체적으로 명기해 나열하는 방식이고, 나머지는 ‘전염병 특약’으로 포괄적인 담보를 제공하는 방법이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전염병 보장) 수요가 있다면 표준약관에는 면책조항을 넣고 특별약관으로 보장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911 테러 때 일어났던 면책조항 신설과 흐름이 같다. 당시 재보험업계는 ‘테러는 담보에서 제외한다’는 면책조항을 명시하지 않았다. 테러가 미국 도심 한복판에서 일어날 것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이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보상해야 했고 이후 테러 면책조항이 생겨났다. 현재는 보험사가 먼저 보상하고 정부가 일정 보상금액이 넘어가면 추가분을 부담해주는 방식으로 정리됐다.

‘사스’ 사태를 겪으며 일부 보험사에서 전염병 부담보 조항을 신설했으나, 업계 전반에 확산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영국에서는 전염병 면책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보험사와 계약자간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염병까지 표준약관으로 보상하게 하면 요율 산정부터 굉장히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이라며 “면책조항 신설과 특약 개설은 전염병이 ‘묵시적 담보(silent coverage)’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차단하려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홍태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