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유포한 ‘n번방’ 핵심 가해자가 상당수 미성년자로 확인되면서 이들에 대한 신상공개도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지만 경찰청이 미성년자는 신상공개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n번방 사건 피의자 중 현재까지 신상공개된 사람은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뿐이다.

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수수사본부(이하 특수본) 관계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미성년자는 신상공개 검토 대상이 아니다”며 “지방청에서 피의자의 케이스 별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청은 n번방 사태로 검거된 140명의 피의자 중 25명이 10대라고 밝힌 바 있다. 핵심 피의자인 ‘태평양원정대’ 운영자 이모(16) 군, n번방 2대 운영자인 ‘와치맨’ 전모 씨에게서 대화방을 이어받은 ‘커비’ 조모(18) 군, 로리대장태범 배모(19) 군 등이 모두 고등학생이다. n번방 회원들의 망명처로 알려진 디스코드에서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유포해 검거된 10명 중 8명도 미성년자다. 이 중에는 범행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12세 중학생도 포함됐다.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뤄진 디지털 특수본은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해 9일 기준으로 221명을 검거하고 이 중 3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이달 9일까지 합친 수치다. 미성년자 등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을 포함해 경찰이 수사한 사건은 총 274건이다.

범죄유형별로 분류하면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처럼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경우가 3건, 이렇게 제작된 성 착취물을 재유포한 경우가 10건이다.

개인 간 성행위 등을 상대방 동의 없이 촬영해 소장하고 있다가 지인 등에게 전송한 경우는 144건, 화장실 ‘몰카(몰래카메라)’나 ‘딥페이크(특정 인물의 얼굴 등을 영상에 합성하는 기술)’ 등 기타 디지털 성범죄는 117건이다.

경찰은 274건 중 34건은 검찰에 송치했으며, 240건은 계속 수사 중이다.

검거된 221명은 조주빈과 같은 운영자 57명, 유포자 64명, 소지자 100명이다. 지금까지 경찰에 자수한 사람은 총 5명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검찰에 구속 송치된 조주빈과 관련해 “다른 공범을 수사하다가 조주빈을 더 조사해야 하면 검찰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의 시초격인 ‘n번방’ 운영자 ‘갓갓’을 계속해서 추적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매일 조금씩 수사가 진전되고 있다”며 “여러 자료를 토대로 ‘갓갓’의 신원을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디지털 성범죄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텔레그램 자경단’ 회원들에 대해서도 책임수사관서를 지정해 수사하고 있다. 자경단의 신상공개 과정에서 기존 피해 영상이 유포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경찰청은 해외 온라인 메신저인 ‘위커(Wickr)’에서 이뤄진 성 착취물 유통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