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출 ‘부실’ 우려 증폭

대규모 충당금 적립 불가피

실제이익은 전년대비 크게 줄듯

은행들이 올 1분기 사상 최대 영업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코로나19 불확실성을 감안해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 실제 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크게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독촉에 연체위험이 큰 이들에게도 돈을 빌려줬는데, 하반기에 부실화 ‘부메랑’이 될 수 있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가계대출은 9조6000억원, 기업대출은 18조7000억원 늘었다. 한 달 증가폭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주택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신용대출 포함)이 3조3000억원 늘었고 ▷대기업(10조7000억원) ▷중소기업(8조원) ▷개인사업자(3조8000억원) 등 모두 전달 대비 큰 폭으로 불었다.

은행 가계대출이야 담보가 확실하거나 우량고객에 한정돼 연체위험이 적다. 대기업도 현금확보 차원에서 예방적으로 돈을 빌린 것이어서 큰 부담은 되지 않는다. 중소기업 대출도 신용보증 등 안전장치를 갖춘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개인사업자 대출이다. 경기에 따라 신용도 부침이 심한데 보증 등 안전장치도 취약해 부실화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당초 증권가에선 올 1분기 은행 순이자마진(NIM)은 4~5bp(1bp=0.01%) 떨어지며 수익성도 떨어질 것을 예상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시장금리 하락이 뒤따른 결과다. 하지만 대출이 워낙 많이 늘어난 탓에 예대마진 하락 폭을 상쇄하도고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보증권 김지영 연구원은 “원화대출 절대금액의 꾸준한 성장 예상된다”며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통한 이자수익 시현에 따라 견조한 수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 4개 은행지주의 순이익 예상치는 2조6740억원이다. 작년 같은 기간보단 8% 가량 줄어든 수치다. 예대마진 하락에 충당금 추가적립 부담 등을 고려한 수치로 보인다. 하지만 예대마진 하락이 대출증가로 상쇄된 만큼 남은 최대 변수는 충당금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실물경기가 취약해지면 제때 갚지 못하는 차주들이 늘어날 수 있다. 특히 소규모 자영업자는 요주의 대상이다. 연체율이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통상 실물경기에 후행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 대출의 진면목은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주요은행의 대손비용률은 작년보다 5~6bp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대손 충당금을 언제 어느 정도까지 쌓느냐는 경영판단의 영역이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은행이역대 최대 실적을 실현하기는 여러모로 부담스럽다. 차라리 역대급 영업이 이뤄졌을 때 충당금을 최대한 쌓으려 할 수 있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2016년부터 본격화된 대손충당금 환입 사이클은 코로나19 경기 부진을 기점으로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고 적었다.

한편 은행들은 이미 자체적으로 대출 건전성 관리에도 나섰다. 돈을 빌려간 차주 가운데 상환여력이 떨어진 이들을 파악해 채무조정을 지원하는 것이다. 만기 연장, 금리 인하 등이 포함된다. 박준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