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사모펀드 편입비율 상향

내달부터 공모재간접 리츠의 사모펀드 편입비율 규제가 완화되면서, 그간 해외부동산을 인수해 기관투자자들에게 재매각(셀다운) 해왔던 증권사들에 돌파구가 열리고 있다. 해외부동산 투자상품이 국내 기관 수요보다 많이 공급돼 적체되던 상황에서, 안정적 투자상품을 찾는 개인투자자들의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마스턴투자운용은 삼성증권이 인수했던 프랑스 파리 크리스탈파크(약 9200억원)와 NH투자증권·메리츠증권이 투자한 프랑스 라데팡스 투어에크호(약 9700억원) 등 4개 이상 부동산자산의 수익증권 일부를 편입해 공모재간접리츠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들 자산은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이 총액인수해 국내 기관에게 셀다운하던 자산이다. 즉, 출시될 공모재간접리츠는 기관에 매각되지 않고 증권사가 직접 보유하고 있는 수익증권이 한 데 담기는 형태로 추정된다. 크리스탈파크의 경우 삼성증권이 인수한 3700억원 규모 지분(에쿼티) 중 900억원가량이 미매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아직 셀다운이 끝나지 않은 자산은 최소한 한 번 이상은 공모리츠로 검토되고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10일 개정(4월 1일 시행)된 자본시장법시행령에 따라, 공모재간접 리츠에 편입할 수 있는 사모펀드 지분이 기존 10%에서 50%로 5배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우선 미래에셋대우가 지난해 상반기 인수한 프랑스 라데팡스 지구의 마중가타워가 유력한 공모리츠 후보군으로 꼽힌다. 현재 미래에셋대우가 인수한 4500억원의 에쿼티 중 약 3분의1 정도만 재매각된 상황으로, 마중가타워 외에 리츠에 어떤 자산을 편입할지 등 상품의 성격을 고민하고 있는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산관리회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자회사인 멀티에셋자산운용이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삼성증권이 인수한 체코 프라하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약 1800억원), 하나금융투자가 투자한 독일 뮌헨, 카를스루에, 도르트문트 등지의 물류센터(약 5000억원) 등이 공모리츠로 출시될 후보 자산으로 언급된다. 체코 물류센터의 경우 에쿼티 투자 규모가 800억원으로 비교적 적지만 대부분 미매각 상태다.

다만 이들 자산이 실제 공모재간접리츠로 시장에 나오더라도 넘어야 할 장애물은 적지 않다. 우선 길게는 1년 가까이 재매각이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매입가격이 고평가됐거나 자산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해결해야 한다. 특히 우량자산이라 하더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으로 인해 커진 증시 변동성으로 공모 수요예측에서 적절한 평가가 이뤄지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한 대형 증권사 해외부동산투자 담당자는 “재간접리츠로 출시하려면 최소 3개 이상 자산을 편입해야 한다”며 “감독 당국이 공모펀드 심사에서 중요하게 보는 만기 매칭을 해결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상장 절차를 밟고 있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흥행이 공모리츠 후보군의 실제 추진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해외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상장이 진행되는 리츠로, 벨기에 브뤼셀 소재 파이낸스타워(약 1조8000억원)이 기초자산이다. 메리츠증권과 KB증권이 인수한 에쿼티 규모는 약 7800억원. 이중 4000억원을 상장전전투자유치(프리IPO)로 기관투자자에게 매각할 계획으로, 상반기 상장 일정 전까지는 물량 소화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평가된다.

최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