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안펀드 10조 이상으로”
은성수 “늦지 않도록 집행”
소상공인 신속지원도 당부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금융 불안에 방어하기 위해 증시·채권시장에 대한 대규모 유동성 공급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시간표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실물 부문 자금 지원에 대해서도 은행에 신속 지원을 압박하고 있어 부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0일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및 국책·시중은행장 등 은행권 관계자들을 만나 코로나 사태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지난 3일에 이어 두번째로 열리는 은행권 회의다.
회의에서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금융지원책이 논의됐다. 전날 정부가 발표한 민생금융안정 패키지를 설명하고 실행안을 구체화하는 한편 은행권의 협조를 구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각자도생하면 전체 시스템이 붕괴되고 그 피해자는 금융기관이다”라며 “금융지원에 대한 합의를 구했고 현장의 목소리도 경청했다”고 전했다.
전날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첫 비상경제회의를 열어 민생금융안정을 위해 총 50조원 + 알파 규모의 금융분야 위기대응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위한 금융지원 강화 ▷취약계층의 금융부담 완화 ▷주식, 채권 등 금융시장 안정 등 3가지로 이뤄져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은행, 증권, 보험사 등 금융권이 공동출자해 조성하는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와 증시안정기금(증안기금)이다. 채안펀드는 우량 회사채를 매입해 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으로 기업의 자금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증안기금은 시장대표지수 상품을 매입해 과도한 주가하락을 막겠다는 취지다.
관건은 규모와 시행시기다. 은 위원장은 “채안펀드는 10조원 규모로 이미 조성돼 있기 때문에 바로 시행할 수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시점에 대해서는 “시간표를 못맞출 정도로 늦지는 않을 것”이라며 못박지 못했다. 또 이날 참석자들은 추가적인 출자를 통해 채안펀드 기금을 늘리는 데 대해서도 원론적인 합의를 했을 뿐 그 규모는 미지수다.
증안기금은 논란이 분분한 대책이다. 2008년 증권관계기관들이 5000억원 규모로 실행한 적은 있지만, 금융지주를 포함한 대규모 증안기금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안기금이 증시를 얼마나 방어할 수 있을 지도 알 수 없다. 지난 10 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8조원 이상의 자금을 빼갔는데 이를 방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은 위원장은 “섣부르게 발표할 경우 마스크 공급 논란과 같은 논란이 빚어질 수 있다”며 “상당 부분 논의가 진행 중이며 다음주 중 구체적인 시행시기와 규모를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하는 선에 그쳤다.
이날 회의에서는 소상공인에 대한 은행권의 초저금리(연이율 1.5%) 자금 지원에 대한 독려도 있었다. 지역신용보증재단에 보증신청이 밀려 있는 탓에 자금 집행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신용등급이 양호한 소상공인은 시중은행에서 신속히 자금을 지원하라는 것이다. 금리 차이로 인한 손실은 재정에서 보전을 해주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지만, 혹여나 대출이 부실화됐을 경우 손해를 은행이 떠안아야 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금융위는 “코로나19 대응 지원으로 은행의 자본건전성, 경영평가, 담당직원의 내부성과평가 등에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도록 금융당국은 적극적인 면책조치와 병행하여 은행의 자본건전성 제고노력을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