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1년 연기 이모저모
전산구축 시간은 벌었지만
코로나19로 경영환경 악화
수익저하·자본고갈 가능성
“최소 5년이상 도입 늦춰야”
보험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이 2023년으로 전격 연기됐지만 보험사들은 여전히 울상이다. 1년 연기로는 코로나19로 촉발된 경제위기를 넘어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는 이유다.
IFRS17 도입을 1년 늦춰지면서 일단 보험사들은 자본확충과 시스템 준비를 위한 시간을 벌었다. 특히 중소형사들은 한숨 돌리게 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형 보험사들의 경우 2022년 도입에 맞춰 IFRS17 기준 준비금, 재무제표 정합성, 퍼포먼스 향상을 위한 고도화 등 전산 작업이 완료된 상황이지만 중소형사는 사정이 다르다. 새 기준에 맞춰 준비금 준비 등 자본확충이 시급한 상황에서 시스템 구축에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평가 시점의 시장가치로 산출하기 때분에 보험사의 장부상 부채가 크게 늘어난다. IFRS17과 함께 신 지급여력제도인 킥스(K-ICS)가 도입되면 대형사의 경우 부채 증가가 1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때문에 금융 당국도 공동재보험, 바이백(Buy-Back·계약 재매입) 등 보험 부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하지만 문제는 금리와 시장 상황이다. 지금처럼 초저금리 상황이 지속된다면 새 회계제도를 1년 연기한다고 해도 자산운용수익률 감소와 이에 따른 자본 부담은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의 한 임원은 “최근 금리 인하 결정 이전까지만해도 2022년에 도입에도 괜찮다는 보험사들이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금리 인하가 이어지자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금리가 지금보다 더 떨어지면 그 많은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회사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생보사의 한 관계자는 “IFRS17을 2023년에 도입하려면 2022년부터 비교 재무제표를 뽑아야 해서 내년까지는 준비를 해놔야 한다. 올해 포함해 2년 밖에 안 남았다”면서 “앞으로의 경제상황이 어떻게 될 지가 관건인데 1년 연기가 아니라 더 많이 연기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IFRS17 도입을 주도하고 있는 유럽 보험사들도 코로나19 확산이 변수로 떠올랐다. 유럽 전역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다. 이번에 1년 연기도 유럽 이사회의 입김이 세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국내 보험사들의 바람처럼 또한차례 연기될지는 미지수다.
한국회계기준원 관계자는 “유럽의 경우 지금까지 계속 저금리였기 때문에 금리 영향은 미미하다. 오히려 전산 시스템 개발 준비가 연기 이유였다”면서 “코로나 확산으로 경기 위축이 우려되지만 유럽이 도입을 주도했던만큼 추가 연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희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