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단기간의 적자가 우려되지만, 동반자인 협력사와 매장 매니저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이들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달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지난 11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주요 임원에게 이같이 당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협력 중소·중견기업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자 직접 지원금을 주는 파격 상생행보에 나선 것이다. 유통업체가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현금을 지원해 소득을 보전해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회장의 지시에 따라 현대백화점 그룹은 총 75억원 규모의 ‘코로나19 극복 지원금’을 마련했다. 먼저 현대백화점과 현대아울렛 21개 전 점포에 입점한 3000여개 의류·잡화·리빙 브랜드 매장 관리 매니저에게 월 100만원씩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 2월과 3월에 월 수입이 급감한 매니저들이 지원 대상이다. 대기업 계열 브랜드의 매장 관리 매니저나 매월 고정급을 받는 매니저들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일반적으로 중소기업 브랜드 매장 관리 매니저들은 각 브랜드 본사와 계약을 맺고 백화점 매장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일정 부분을 브랜드 본사로부터 수수료 형태로 지급받는다. 매장 내 판매사원 급여와 택배·수선비 등 매장 운영비를 매니저가 모두 부담하는 구조다. 요즘처럼 매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매니저가 본인 몫으로 가져가는 수익은 급감할 수밖에 없어 타격이 크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한 달 수입이 100만원 아래로 떨어진 매니저는 1600여 명에 이른다. 현대백화점은 이들에게 두 달 연속 최대 2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3월 들어서도 이들 매장 매출이 호전되지 않아 앞으로 두 달간 3000여 명에게 총 30억원 이상 지원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도 현금 지원에 나선다. 무역센터점과 동대문점에 입점한 200여 개 중소·중견기업 브랜드 판매사원에게 이달 중 2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리바트와 현대L&C도 가구 설치와 인테리어 시공 건수가 줄어 소득이 급감한 판매사원과 설치기사를 돕기로 했다.
현대리바트는 3~4월 두 달간 3억원의 현금을 지급한다. 현대L&C는 대구·경북 지역 내 설치기사와 직원 100여 명에게 5000만원을 준다. 한섬은 1300여 개 브랜드 매장 매니저에게 총 5억원을 지급한다. 대구·경북 지역 매장은 100만원, 그 외 지역 매장은 30만원씩이다.
이에 앞서 현대백화점은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의 경영 안정을 위해 ‘상생 협력 기금’ 500억원을 긴급 조성해 무이자로 빌려주고 있다. 현재까지 150여개 협력사가 최대 1억원의 무이자 대출을 받았다. 심사가 완료되면 약 900여개 협력사가 혜택을 받게 될 전망이다. 박로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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