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31달러 ‘20%대 폭락’
美증시 23년만에 서킷브레이커
한·일 증시도 나란히 하락 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유가 폭락까지 덮쳤다. 세계 증시는 혼돈 그 자체다. 선진국까지 휩쓴 팬데믹(pandemic·전염병 대유행), 산유국 간 유가 패권전쟁. 소비는 얼어붙었고 공장도 멈췄다. 인류가 미지의 영역에 직면한다는 공포심도 세계 증시를 발목 잡고 있다.
9일(현지시간) 글로벌 증시는 대혼란 그 자체였다. 암울한 기록경신이 쏟아졌다. 뉴욕증시는 개장 4분 만에 7% 이상 급락,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뉴욕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건 1997년 이후 23년 만 처음이다.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2013.76포인트(7.79%)나 폭락했다. 다우지수가 하루동안 2000포인트 이상 하락한 건 사상 최초다.
3대 지수 모두 종가기준 지난 2월 최고가 대비 19%가량 하락했다. 금융시장에선 통상 고점 대비 20% 이상 주가지수가 하락 시 약세장 진입 국면으로 진단한다. 작년 글로벌 증시 불황 속에도 ‘나 홀로 성장’을 이어갔던 미국마저 위태로운 형국이다. 미국 증권가 안팎에선 이날 “2009년 이후 11년 간의 강세장이 끝났다”는 토로가 터져나왔다. 뉴욕증시는 최근 들어 하루 1000포인트 이상 등락하고 있다. 투자심리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제유가 폭락도 암울하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24.6%나 떨어진 31.1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골드먼삭스는 올해 2~3분기 브렌드유 가격이 20달러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낙폭 수준은 1991년 걸프전에 비견된다.
코스피 역시 10일 하락 출발했다. 전날 코스피에서 무려 1조3000억원 어치를 팔아치우며 사상 최고 순매도액 기록을 경신한 외국인은 이날 역시 순매도를 이어갔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11.92포인트(0.61%) 내린 1942.85로 개장했다. 이후 소폭 상승전환하는 등 1950대에 등락 중이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이날 하락세로 출발, 이후 3% 가까이 급락하며 장중 1만9000선을 위협했다.
코스피는 이미 선제적으로 코로나19 변수를 반영해 왔다. 최근 국내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증시 역시 조심스레 회복세를 점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젠 미국·유럽이 악재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이 코로나19 충격을 선제적으로 반영했으나 해외 주식시장 폭락으로 여전히 약세장 흐름”이라며 “본격적인 상승 여부는 결국 해외 주식시장과 궤를 같이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확진자 수 급증이 진정되지 않으면 통화정책 효과는 한계가 있다”며 “결국 미국, 유럽 내 신규 확진자 수가 글로벌 경기 향방에 중요한 잣대가 됐다”고 분석했다. 김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