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기피·감염병 우려로 관람객 급감에 무급휴가·휴업 속출
“3월까지 지속되면 문 닫을 판”…‘감염병 온상’ 오해에 발동동
우한 코로나19 확산으로 소상공인 영업피해가 현실화한 가운데 실내동물원은 관람객 감소와 함께 ‘감염병 온상’란 오해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박쥐로부터 발생했다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에게도 감염이 되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확인되면서 실내동물원도 감염병 우려가 있는 곳으로 지목되고 있다. 인수공통감염병은 척추동물과 인간 사이 상호 전파되는 병원체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으로, 과거 유행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이나 조류인플루엔자, 코로나19 등이 이에 속한다.
국내 코로나 확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달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영동물원 실태조사 발표 및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는 야생동물카페나 체험동물원의 위생 상태와 질병관리 능력이 도마에 올랐다.
이항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야생동물카페나 실내동물원 등에 대해 “야생동물과 사람 사이 밀접한 접촉을 허용하는 위험한 시설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은 신종 질병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된다”고 밝혔다.
윤익준 부경대 법학연구소 전임 연구교수는 “인수공통감염병은 인간 접촉이 적었던 야생동물과의 접촉빈도가 늘고 공장식 가축사육이 증가하면서 기세가 높아지고 있다. 감염병 예방과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의 본래 터전이던 야생동물 숙주의 보전문제까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실내동물원은 관람객들이 희귀 동물들을 가까이에서 보고, 직접 만져보거나 먹이를 주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는 테마파크다. 날씨나 미세먼지 등에 상관없이 동물을 보며 여가를 즐길 수 있어, 유아를 동반한 가족이나 이색 경험을 하려는 젊은 층에 인기가 높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 확산으로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로의 외출을 꺼리는 데다, 실내동물원들이 동물과 가까이에서 접촉하는 장소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실내동물원들은 “동물과의 접점이 인수공통감염병 위험을 높인다는 점은 근거 없는 공포마케팅”이라 호소했다.
실내동물원들은 사육하는 동물들이 야생에서 온 것이 아니라 신종 인수공통감염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적다고 설명했다.
한 실내동물원 관계자는 “실내동물원의 동물들은 사육장에서 태어나 실내에서 길러져 야생의 잠재적 숙주와의 접촉이 거의 차단된 환경”이라며 “야생과의 접촉이 없는 실내동물원의 동물에서 신종 바이러스가 나올 가능성이 많다고 하는 게 과연 합리적 주장이냐”고 반문했다.
실내동물원의 위생에 대해서도 규모와 시스템을 갖춘 시설은 관리가 잘 돼 있다고 항변했다. 위의 관계자는 “한 마리에 1000만원이 넘는 동물들이 아프다면 개인사업자로서도 큰 손실이다. 기본적인 영양공급과 위생관리 외에도 소독, 예방접종 등을 철저히 한다”고 전했다.
국제수생동물학회 회장인 미국 수의사 마이클 브렌트 브릭스 역시 “동물원에서 새로운 인수공통감염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은 이론적인 가능성 차원이지 실제는 매우 가능성이 적다”며 “인수공통질병은 동물과의 접촉, 분뇨, 환경오염 등에 의해 전염된다. 소독 등 청결기준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오해와 불안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람이 많은 곳 자체를 기피하는 분위기에 감염병 우려가 더해지면서 실내동물원들의 매출은 80~90% 급감했다.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더쥬 등 일부 실내동물원들은 휴업을 하기도 했다.
실내동물원 중 시리즈A 투자를 받을 정도로 성장하고 있었던 주렁주렁은 파트타임 직원의 70%가 무급 휴가에 들어갔고, 정규직들도 급여 일부를 삭감했다. 다음달까지 코로나 확산 기세가 그치지 않는다면 폐업도 속출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도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