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통과한 특금법, 본회의는?
선진국은 투자자보호 얘기하는데
6월 국제기준 맞출지도 ‘미지수’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가상자산의 기능 및 용도가 점차 다양화하면서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 대상이 늘어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 가상자산 규제는 여전히 자금세탁, 테러자금 조달방지라는 측면에만 머물고 있고 그 속도조차 국제기준에 비해 더디다는 것이다.
12일 자본시장연구원 정지수 연구원은 ‘가상자산 자금세탁방지 관련 국제적 현황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향후 가상자산의 기능 및 용도의 다양화에 따라 투자자의 리스크 노출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관련 규제의 폭을 넓혀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상자산을 규제하는 방안으로 논의되는 대표적인 법은 지난해 11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의결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정도다. 가상자산 사업자의 자금세탁행위를 방지하고, 2019년 6월에 발표된 ‘FATF(Financial Action Task Force)’ 가상자산 관련 국제기준을 이행하는 것이 골자다. 사업자에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대한 신고의무, 자금세탁방지의무인 고객확인, 의심거래보고 등 의무가 부과된다.
해당 상임위는 통과했지만 특금법은 아직 법사위·본회의 등 절차가 남았다. 특금법이 공포되면 자금세탁방지의무 부과 대상 가상자산 사업자의 범위, 법 적용 대상 가상자산의 범위 등을 정하는 하위 법규(시행령, 고시 등) 문제가 남는다. 아직 절차가 쌓여있는 것이다. 2020년 6월에 예정된 FATF의 가상자산 관련 기준 이행상황 점검 및 상호평가 결과에 따라 국제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국내 특금법 절차가 이른 시일 내 진행될 필요가 있다.
이정도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 “(가상자산 규제는) 자금세탁 및 테러자금 조달방지를 위한 내용 위주로 반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금융거래에 활용될 수 있는 가상자산의 경제적 실질에 대한 정의, 소비자 및 투자자보호 등에 관한 규제방향을 나타내는 데에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선진국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방안을 포괄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 차원에서는 통일법위원회의 통일가상통화업규제법 등이 대표적이다. 통일가상통화업규제법에 따르면 가상자산 취급업자는 금융당국에게 ‘면허(license)’를 받아야 하고, 자금세탁방지 규정을 준수해야 하며,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정보(거래형태, 기술, 자산, 부채, 분쟁사항 등)를 최소 5년간 기록물로 보존해야 한다.
일본은 2014년 마운트곡스(Mt. Gox)사 파산 및 투자자피해 발생 사건을 계기로 최근까지 자금결제법, 금융상품거래법, 범죄수익이전방지법 등 다양한 법률 개정안을 내놨다. 특히 자금결제법에 따르면 가상자산 취급업자는 반드시 금융청에 등록해야 하며, 이용자(고객)와의 거래내용, 수수료, 시스템 안전관리 등에 대한 사항을 정기적으로 감사받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