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한 2.3%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경제 성장률도 약간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무역 환경도 지난해 비해 개선될 조짐이 보인다.

그러나 2019년을 지배한 저금리 기조는 올해도 대체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인 저금리 추세에서 통화정책으로 경기를 끌어올리기 어렵기 때문에 이 역할은 온전히 재정정책이 감내해야 한다.

성장보다 국민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지만 사실 국민 행복을 위해선 성장이 중요하다. 소폭의 성장률 차이가 일자리 창출과 사회보장 재원 조달에서 큰 차이를 만들기 때문이다. 다만 단기보다 장기적인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

다른 한편 유럽의 재정위기를 분석한 논문들은 이른바 이력효과에 주목한다. 이력효과는 단기적으로 낮은 성장을 방치하는 것이 장기적인 성장에도 부정적인 효과를 야기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유럽 국가들에서 높은 정부 부채 우려 때문에 경기가 나쁠 때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성장률 하락을 막지 않으니 경기가 좋아질 때 성장이 낮은 수준에서 출발하더라는 것이다.

즉 재정지출 확대로 성장률 하락을 막았으면 경기회복 때 출발지점이 높은 지점에서 같은 기울기로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단기적인 경기 부양, 특히 인적 자원의 손실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저금리 기조 아래 확장적 재정정책은 또한 금리가 정상적인 경우와 다소 다르다. 금리가 낮을 때는 정부의 재정적자로 인한 이자지출 비용이 금리가 정상적인 경우에 비하여 현저하게 낮다. 재정적자에 대하여 지불해야 할 비용이 낮기 때문에 재정지출의 확대가 상대적으로 더 유리해진다.

우리나라 재정의 자동안정화 기능은 크지 않다. 소득세와 법인세가 주로 그 기능을 수행하지만, 실업급여나 기초생계비 지출은 경기침체기에 큰 폭으로 늘지 않는다. 재정안정화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출을 확대하면서 이 분야에 지출되는 복지급여는 충분하게 타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재정지출 승수에 대해 연구자들 간에 견해차가 존재한다. 정부지출을 늘리는 것이 장기적인 성장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판단도 다를 뿐 아니라 지출 분야별 효과에 대한 평가도 다르다.

대체로 정부투자의 재정지출 승수가 이전지출에 비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사회기반시설(SOC)나 연구개발(R&D) 지출의 효과성을 옹호하는 분석들이 많지만, 이에 대한 비판도 무시돼선 안 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지출은 이미 전 세계 최고 수준이며 인력에 비해 과다한 R&D 지출은 낭비적으로 흐르게 될 소지가 크다. 또 SOC 투자를 단기적 경기 부양의 수단으로 지나치게 이용해왔고 결과적으로 경제에서 건설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높다.

이에 비해 사회안정성 확보를 위한 복지지출의 수준은 선진국 대비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포용성장을 옹호하는 시각에서 사회안전망의 확충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또한 정부재정의 지출승수는 통계자료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를 현 시점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지출승수가 낮게 나온다면 결국 정부의 재정지출이 민간의 지출을 밀어낸다(구축)는 가정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선 이러한 구축효과가 매우 낮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