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과 상생 등을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 신년사에 대해 재계에선 긍정 평가와 더불어 대기업 정책 방향의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가 엇갈렸다.

기업인들은 노동시장의 핵심 계층인 40대와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제조업에 포커스를 맞췄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최근 고용률 증가에도 불구하고 40대 실업률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 산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제조업 고용률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고용시장은 물론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언급한 점에서 신년사에 의미를 둘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혁신성장과 관련한 신산업 분야 발전의 걸림돌을 해소하기 위한 갈등조정기구를 만들어 이를 해결하겠다고 밝힌 것도 방향을 긍정적으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에 반해 최근 기업환경 악화 요인들에 대한 언급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혁신성장실장은 “최근 심각성이 높아진 이란 문제나 아직 매듭지어지지 못한 미·중갈등, 한·일 경제문제 등 대내외 변수에 기업들의 불안감이 크다”며 “신년사에서 이런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청사진 혹은 방법론이 제시됐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축인 대기업 정책의 실종도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됐다.

유 실장은 “신년사에서 강조된 기업정책들이 대부분 중소·벤처기업 위주”라며 “규제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대기업 정책에 좀 더 자율성을 줘서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식의 정책전환이 보이지 않아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재계에선 좀 더 과감한 수출 정책과 규제해소를 통한 기업 투자 환경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올해 수출은 지난해에 비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이는 기저효과에 불과하며 수출 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는 게 재계의 진단이다.

재계는 더불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업 규제 해소 법안과 정책들 역시 총선국면 속에서 정치권의 대립 등으로 사실상 실종상태라는 점을 지적하며 신년사에서 이같은 언급이 부족했던 점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장은 “포용과 혁신, 공정에서 확실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이를 위해 규제혁신과 투자 인센티브 강화 등을 통한 민간 활력 제고에 주력키로 한 것은 적절한 방향이라고 본다”고 전제한 뒤, “다만 국정운영 비전과 정책 방향이 실제 체감 성과로 이어질 수 있으려면 민간소비와 투자, 그리고 수출을 촉진할 메커니즘과 인센티브를 근본적으로 강화하는 정책들의 수립·집행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같은 정책 방향과 구조개혁 과제들이 단기 이슈와 정치 일정에 영향 받을 가능성이 우려되는 만큼 민간 활력 진작을 통한 변화 체감에 대한 각별한 의지와 노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