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시점은 현재 대출시점은 2~3년 후
집값 예측 어려운데 대출한도는 급변
집값 15억 넘을라… 분양, 갭투자자 혼란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12·16 부동산 금융 대책에 따른 대출 수요자들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대책의 핵심은 시세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한 것이다. 문제는 계약 시점은 현재인데 2~3년 후의 집값이 얼마가 되느냐에 따라 수억원의 대출 가능 여부가 결정된다는 점이다. 예측 자체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시세 15억원을 기준으로 대출이 수억원까지 가능하다가 0원이 되는 구조가 자금 조달 여부의 변동성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입주자모집공고를 내고 분양 일정을 진행 중인 서울 강남구 ‘개포프레지던스 자이’ 아파트의 대출 가능 여부에 대해 수요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분양가 9억원을 초과하면 중도금 대출이 되지 않는다는 점만 유의하면 됐지만, 12·16 대책으로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되면서 입주 시점의 시세가 15억원을 초과하면 잔금 대출이 되지 않는다는 점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바뀐 제도를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고 청약한다면 입주 시 ‘잔금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전용면적 59㎡ 기준 최고 12억원대다. 인근 신축 디에이치아너힐즈의 59㎡ 시세가 20억원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입주 시 잔금대출이 불가능할 확률이 높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이 경우는 그나마 판단이 쉬운 편이다.
26일 청약접수를 마감한 서울 송파구의 ‘위례신도시 호반써밋송파’는 108㎡ 분양가가 최고 분양가가 9억원대다. 인근 ‘위례신도시 송파 푸르지오’ 아파트의 108㎡가 KB시세로 14억750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입주 시점인 2022년에 잔금 대출이 될 지 말 지 아슬아슬하다. 잔금 대출을 믿고 청약한 수요자 입장에서는 ‘제발 집값이 오르지 말라’고 기도라도 해야할 상황인 것이다.
문제는 서울 집값이 어떤 방식으로 움직일 지 예상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마포구 ‘신촌그랑자이’는 2017년 분양 당시 분양가가 7~8억원이었는데 현재 분양권 가격은 15억원을 넘는다. 집값이 예상을 벗어나 두 배나 폭등한 것이다.
12·16 대책으로 서울 집값이 한동안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는 하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서울 집값이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시중 유동자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다, 서울 주택공급은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내년에도 서울 아파트값이 1.2% 상승할 것이라 내다봤다. 서울 내에서도 지역별로, 주택유형별로 상승률은 천차만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훨씬 큰 폭으로 오르는 주택도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하는 것이다.
신규분양이 아닌 전세를 끼고 기존 아파트를 구입하는 갭투자도 이러한 사정은 마찬가지다. 투자한 아파트가 15억원을 넘게 된다면 전세금 반환용 대출도 금지되기 때문에, 전세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에 후속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거나 구하더라도 전셋값이 떨어져 일부 보증금을 현금으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정부의 대출 기준인 KB국민은행 시세 일반 평균가 기준으로 15억원 초과 아파트는 총 22만2000여가구로 전국 가구의 2.5%다. 이 중 서울은 21만3000여 가구로 서울 아파트중 15.5%에 달했다. 9억원 초과~15억원 가구도 서울 아파트의 21.6%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집값 상승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이 막힐 가능성이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집값 안정을 위해 고가 주택은 과도한 차입을 통해 매입하지 말라는 것이 정책 취지”라며 “분양업체나 공인중개업계를 통해 수요자에게 대출에 관한 안내를 명확하게 해 혼란을 줄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