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보상배율 1년새 반토막

영업이익 <이자…37.3%

신용악화→재무부담↑ 악순환

미분양 급증 건설사 수익성↓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올 3분기 현재 비은행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기업대출 규모가 역대 최고치인 12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경기 둔화 등으로 수익성은 저하되면서 기업들의 채무상환능력은 1년새 절반으로 급감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2곳 중 한 곳이 돈을 벌어 이자도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2019년 12월)’에 따르면 올 9월말 현재 기업 대출 잔액은 1153조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5%(89조9000억원) 증가했다.

명목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신용 비율은 101.6%로 100%를 돌파했다. 전년동기대비 6.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명목GDP대비 가계신용은 93.4%로 2.2%포인트 높아지는 데 그쳤다. 금융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은 4.9%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저축은행 등 비은행금융기관이 20.9% 늘면서 전체 성장을 주도했다.

자본 대비 부채비율은 올 상반기 현재 77.6%로 작년말 대비 2.3%포인트 상승했다. 이자보상배율은 4.4배로 작년 상반기(9.0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자보상배율이란, 당기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돈을 벌어 이자를 얼마나 잘 갚을 수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기업은 37.3%에 달했다. 10곳 중 4곳 꼴로 돈을 벌어 이자도 내지 못한 것이다. 대기업은 25.3%로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중소기업은 49.7%로 절반 정도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충당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이슈의 전개 양상에 따라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가계 및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다소 저하되는 움직임”이라며 “최근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저하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에 대한 신용평가도 악화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향후 기업 신용등급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이 국내 기업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거나 향후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외 신평사가 평가한 투자등급(AAA~BBB) 기업의 비중은 2016년 이후 90%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금년 들어 국내 신평사가 기업 신용등급에 대한 하향 조정에 나서면서 상하향조정배율(상향조정/하향조정)이 하락했다. 작년 1.0배에서 올 11월 현재 0.5배로 떨어졌다.

부정적으로 전망된 기업 비중이 국내 신평사는 작년 11.9%에서 올해 14.0%로 증가했고, 해외 신평사의 경우 같은 기간 7.3%에서 17.9%로 크게 상승했다. 국내 신평사는 전기전자, 자동차, 기계장비, 건설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부정 전망을 확대했다.

신용등급을 보유한 기업들의 이자보상배율도 지난해부터 하락해 올해는 과거 등급 하락기(2013~2015년) 수준으로 낮아졌다. AA이상 등급의 경우 작년 11.1배에서 올 상반기 5.7배까지 떨어졌다.

예상부도확률 역시 작년 하반기 이후 A이하 등급 기업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A등급의 경우 올 10월 현재 1.56%까지 올라가 지난 2016년 2월 이후 3년 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건설사들의 경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전국 미분양주택은 2019년 10월말 5만 6000호로 2018년말(5만9000만호) 대비 4.7% 감소하였으나, 건설사 부담이 큰 준공후 미분양주택은 1만9000호로 2016년말 이후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꾸준히 증가추세를 이어갔다. 전체 미분양주택 대비 준공후 미분양주택 비중은 2019년 10월말 34.7%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건설사의 평균 미분양주택 재고액이 2015년 80억2000만원에서 2018년 140억6000만원으로 증가한 가운데 2018년 들어 분양매출이익률도 하락하고 있다.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건설사 비중은 2016년 17.7%에서 2018년 30.9%로 급증했다.

한은은 준공후 미분양주택의 증가, 중소 및 비수도권 소재 건설사의 높은 분양매출 의존도 등으로 향후 일부 중소 건설사의 경영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