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멤버스, 엘포인트 개인고객 최상위층 분석
월 평균 300만원 이상 소비…롯데百 MVG 크라운 이상급
70대 고객수 34% 급증…이어 20대가 15%로 많아져
해외부티크·해외보석 인당 평균 구매액 50%대 증가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어느 한적한 교외의 럭셔리 리조트. 오후 3시가 되자 고급 세단들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한다. 이곳은 A백화점 주최 자선 경매 행사가 진행되는 곳으로, VIP 초청장을 받은 이들만 부부 동반으로 입장할 수 있다.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해외 명품의 고가 상품은 물론 그림이나 조각 등 예술 작품을 만나 볼 수 있어 VIP들에게 인기가 많은 행사다. 경매 후 진행되는 만찬에서는 4가지의 고급 와인과 함께 프랑스 코스 요리가 서빙되는데, 이곳에서 그들의 사교 모임은 다시 시작된다.
최근 백화점 VIP고객 전담팀을 소재로 한 TV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VIP 고객들의 삶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들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많고, 무엇을 많이 사는지, 그리고 어떤 곳을 자주가는지 등 대중들의 호기심이 높아졌다. 이에 헤럴드경제가 빅데이터 분석기관인 롯데멤버스에 VIP 고객들의 소비 패턴에 대한 빅데이터 자료를 의뢰해 분석했다.
▶월 평균 300만원…20대·70대가 압도적으로 늘었다=23일 롯데멤버스가 2017~2019년 기간 엘포인트(L.POINT) 개인 회원 중 연간 구매액 최상위층 고객군을 분석한 결과, VIP 고객 수는 1만5000명에서 1만6000명으로 7.6% 증가했다.
VIP고객의 기준은 엘포인트 유효 회원(1년 내 포인트 사용 및 적립 고객)들 중 사회경제적지위(SES, Social Economic Status) 등을 고려한 최상위 고객군으로, 상위 0.07%에 해당하는 고객들이다. 이들의 인당 평균 구매액은 정확한 금액을 공개할 순 없지만, 대략 월 평균 300만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 VIP 등급을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연간 매출이 4000만원 이상인 MVG(Most Valuable Guest) 크라운급 이상 되는 고객들인 셈이다.
최근 VIP 고객의 가장 큰 특징은 70대 고객의 증가율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70대 이상의 VIP 고객 수는 지난 2017년에 비해 34%나 급증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최근 경제력을 지닌 베이비붐 세대들이 은퇴를 하기 시작한 후, 자기계발에 아낌없이 돈을 쓰는 ‘액티브 시니어’가 되면서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20대 VIP 고객 역시 최근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20대 이하의 VIP 고객수는 같은 기간 15% 늘어나며 70대 다음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VIP 고객이 월 평균 300만원 이상 소비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20대 VIP 고객들은 한국의 20대 평균 가처분 소득(2018년 현재 3171만원) 이상을 소비하는 셈이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문화가 확산한 가운데 자기 표현에 솔직한 20대들이 본격적으로 소비를 시작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나머지 30대와 60대 고객은 각각 12%와 10% 늘어 두자릿 수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생애 가처분 소득이 정점을 찍는 40대와 50대의 VIP 고객은 각각 2%와 8% 느는데 그쳐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아이들을 양육하면서 교육비나 주거비 등이 많이 들어 다른 소비를 할 여력이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들만의 리그…VIP 지갑은 어디서 열리나=VIP들이 이용하는 분야는 2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비슷했다. 하지만 눈에 띄는 것은 호텔이 처음으로 톱 4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VIP들의 호텔 관련 구매액이 같은 기간 34% 급증하며 3위에 랭크됐다. 워라밸 문화로 호캉스 트렌드가 확산되며 여행사 뿐아니라 호텔 이용 금액도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호텔들이 F&B(식음료) 매장을 강화하면서 호텔을 이용하는 VIP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가전전문점도 공기청정기 등 클린 가전 뿐아니라 의류관리기, 건조기, 에어프라이어 등 신종 가전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평균 구매액이 16% 증가했다. 전통적으로 VIP 고객의 이용이 많았던 백화점과 여행사도 이용금액이 각각 8%와 14% 늘며 1, 2위를 유지했다.
VIP 고객들이 백화점에 가면 주로 어떤 물건을 살까.
부동의 1위는 해외부티크였다. 이들이 백화점에서 구매한 해외부티크 구매액은 2년 전에 비해 57%나 늘었다. 2~3위를 차지한 해외 보석과 해외 시계 역시 각각 50%와 42% 가량 구매액이 증가했다. 해외의류와 컨템포러리도 구매액이 각각 30%와 20% 많아졌다. 2017년과 2018년 각각 백화점 매출이 1.4%와 1.3%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VIP 고객들의 해외 명품 소비가 백화점 매출 증가를 견인한 셈이다.
롯데멤버스 관계자는 “그간 20대와 70대는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하거나 은퇴하는 등 사회적 이유로 VIP고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편이었다”면서도 “요즘은 액티브시니어의 등장과 함께 자신을 표현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20대들로 인해 소비가 급증하면서 VIP 고객으로 입문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