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발달·짧아진 유행 등
정확한 분석력·빠른 대응력 요구
고객 요구 제품 개발·제조 넘어
코스맥스·한국콜마 등
자체 브랜딩·마케팅까지 참여
화장품 제조업이 ODM(제조업자 개발·생산)에서 OBM(제조업자 브랜드 개발·생산)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소셜미디어의 발달, 짧아진 유행주기, 명품 브랜드에 대한 거부감 등이 복합돼 나타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또 의류산업에서 촉발된 SPA(패스트패션)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세계인구 70억명 중 2분의 1 가량이 한국 기업의 뷰티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코스맥스, 한국콜마, 코스메카코리아, 코스온 등 화장품 관련 대형 ODM 기업들이 줄지어 있기 때문. 이들 기업의 연간 생산량을 합치면 30억개가 넘는다. 이 시장이 OBM 소싱에 차츰 눈을 뜨고 있다는 것이다.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은 제조기업이 제품을 스스로 기획·개발·생산해 수요기업에 공급하는 형태다. OBM(Original Brand Manufacturing)은 여기에다 자체 브랜딩과 마케팅까지 참여하는 사업이다.
당연히 ODM보다 부가가치는 더 높다. 하지만 사업의 위험도 따른다.
생산은 물론 브랜드와 마케팅까지 책임지므로 정확한 시장 조사·분석력, 빠른 대응력 등이 요구된다. 제품을 기획·개발하고 디자인·생산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 외에도 시장분석·마케팅까지 참여하기 때문에 기업의 관련별 역량과 비용소요가 큰 탓이다.
화장품협회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기존 유통망을 보유한 회사나 자신만의 브랜드를 원하는 소규모 전문 온라인몰이 늘어남에 따라 OBM은 점차 확산되고 있다. 또한 빨리빨리 문화가 전 세계로 번지면서 제품의 유행주기가 짧아지고, 제조업체들의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진 것도 OBM 사업의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설명했다.
코스맥스는 특히, ODM의 한계를 뛰어 넘어야 한다는 목표로 OBM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단순히 고객사가 원하는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생산해주는 단계에서 벗어나 고객을 위한 독자 브랜드를 만들어주는 사업에 나선 것. 고객사는 일반 유통망이나 온라인 판매망만 갖고 있으면 된다.
OBM의 직접적인 계기는 사드보복 이후 중국에서의 한류의 쇠퇴. 최근 2, 3년 새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소규모 온라인 화장품 기업들이 급증했다. 한국과 같이 트렌드에 민감해지고 변화가 빨라진 것도 중국에서의 OBM 사업에 기회가 됐다.
이에 따라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는 중국 공장의 설비를 증설하고 있다. 중국에서 촉발된 OBM 사업은 러시아와 유럽으로도 번질 기세다.
코스맥스는 러시아 최대 화장품 유통채널인 레뚜알(L‘etoile) 사를 통한 OBM 수출을 하반기 들어 본격화했다. ’베지테리아‘, ’율희‘란 레뚜알의 자체 브랜드(PB)로 스킨·로션·세럼 등 42개 품목을 공급한다. 러시아는 물론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라트비아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코스맥스는 스페인과 터키에도 OBM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기업들과도 관련 사업을 협의 중이다.
코스맥스 측은 “현재 세계 50대 화장품 기업 중 19곳과 거래 중인데, 유리한 방향으로 ODM과 OBM 중에서 선택한다. ’코리안뷰티가 동남아, 중동, 남미를 넘어 북미와 유럽으로도 확대되고 있어 OBM 사업의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조문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