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 국면에 ‘탄력근로’ 후순위로…20대 국회중 처리 어려울 듯
정부 계도기간 특별연장근로 완화 ‘고육책’…노사걀등 격화 우려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탄력근로제 확대 법안의 연내 국회 통과가 물건너가면서 중소기업 ‘주52시간제’가 출발부터 시행이 사실상 늦춰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4일 고용노동부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등에 따르면 연말 국회가 이른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에 돌입한 가운데 주 52시간제의 보완책으로 꼽히는 탄력근로제 확대안은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 여야 의원들이 ‘총선 모드’에 돌입하는 점을 고려하면 연내는 물론 ‘20대 국회’ 중 처리도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환노위는 지난달 26일 여야 간사단 회동을 끝으로, 향후 법안소위원회 회의는 물론 간사단 회동 일정조차 잡지 못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경사노위에서 합의한 대로 탄력근로제 6개월 확대를 주장하고 있지만 한국당은 여기에다 선택근로제 정산기간을 현행 1개월에서 3개월로 확대하는 안까지 동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프로젝트 수행 기간 집중 근로가 발생하는 IT(정보통신) 업계와 특정 계절에 수요가 몰리는 에어컨, 정수기, 보일러업계 등을 고려해 선택근로제까지 확대하자는 것이다. 선택근로제 확대 없이는 탄력근로제 확대안을 처리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에 민주당은 야당 요구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동조합법 개정안 ▷‘한국형 실업부조’ 도입을 위한 구직자 취업촉진법 ▷특수형태근로자와 예술인 등에 고용보험을 적용하는 고용보험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과 ‘패키지(일괄) 처리’를 제안했다. 한국당은 이들 법안은 충분한 논의를 거쳐 별 건으로 처리해야 할 것들로, 일괄 처리 대상이 아니라며 반대해 합의점을 찾지못했다.
오는 10일 20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종료되는데 한국당은 이기간 ‘민식이법’ 등을 제외한 본회의 안건들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보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민주당은 민생 법안은 물론 선거제 개편안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안 등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준비하기 때문에 탄력근로제 확대안은 양당 지도부간 협상 대상에서 빗겨나 있는 상황이다.
내년 2월 임시회를 통한 타결 가능성도 희박하다. 오는 17일부터 21대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신청이 시작되고 의원들이 지역구 일정을 챙기면서 탄력근로제 논의는 동력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고용부는 지난달 연내 탄력근로 확대가 불발될 경우 주52시간제 입법 관련 보완대책으로 시한을 정하지 않은 계도기간을 둬 처벌을 유예하고 업무량 급증과 같은 ‘경영상 사유’도 특별연장근로 인가요건에 포함시키기로 하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경영계는 시행 유예를 주장하고 나섰고,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는 노동시간 단축 기조의 후퇴라며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이라 노사갈등 격화가 우려된다. 계도기간과 함께 꺼내 든 특별연장근로 요건 완화는 주52시간제를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다는게 노동계 주장이다. 최장 3개월 동안 주 52시간을 초과한 장시간노동이 가능한 특별연장근로를 남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특별연장근로 인가는 2015년 6건, 2016년 4건, 2017년 15건에 불과했으나 주 52시간제 논의가 본격화한 2018년 204건으로 급증했고 올해는 10월까지 826건의 신청 중 787건이 승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