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인삼은 가공 방법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땅에서 캐낸 그대로의 인삼은 ‘수삼’이요, 수분을 제거해 건조한 수삼은 ‘백삼’이다. 가장 널려 알려진 ‘홍삼’은 주로 6년근 수삼을 쪄서 말려 붉은빛이 도는 삼이다.

홍삼은 그 인지도 만큼이나 한국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실제로 홍삼제품은 전체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46% 정도를 차지하며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4년근을 주로 이용하는 수삼, 백삼을 원료로 사용한 건강기능식품은 몇 종의 제품을 제외하고는 시중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이다. 이처럼 홍삼 제품들과의 심각한 격차 요인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홍삼은 현재 건강기능식품의 원료로 총 6개 항목에서 기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면역 증진’, ‘피로 개선’, ‘혈행 개선(혈액순환)’, ‘기억력 개선’, ‘항산화’, ‘갱년기 여성 건강 개선’이 그것이다. 반면, 인삼은 2004년 고시된 ‘면역 증진’과 ‘피로 개선’, 단 2개의 기능성만이 최근까지 유지되어 왔을 뿐이다. 이는 지속적인 투자가 뒷받침되어 온 홍삼과 달리 인삼 기능성에 대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건강기능식품 생산 실적 통계를 보면, 2017년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 수는 총 496개이다. 매출액 10억 원 미만의 소규모 업체 비율이 전체의 72.2%나 되는 업계의 현실이 인삼의 기능성 연구에 대한 투자를 소극적으로 만든 셈이다.

즉, 대부분 기업이 기능성 항목이 많은 홍삼제품을 위주로 건강기능식품을 제조하다 보니 소비자들은 홍삼제품에 더 친숙하게 되고 그 밖의 인삼제품은 갈수록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 지속돼 왔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농촌진흥청은 동물실험과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인삼의 ‘뼈 건강 개선’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삼의 새로운 기능성을 하나 더 인정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골다공증 환자 수는 2013년 약 80만 명에서 2017년 약 90만 명으로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면에서, 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인삼제품이 시장에 선보인다면 뼈 건강을 걱정하는 많은 중장년 이상 소비자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인삼 업계는 경기침체와 소비감소, 이로 인한 재고 물량 증가 등의 어려운 상황에 있다. 정체된 인삼산업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일환으로, 많은 기업이 홍삼 제품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4년근 인삼제품 제조에도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기능성으로 무장한 인삼 제품을 새롭게 선보일 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인삼이 기능성이란 날개를 달고 고려인삼의 명성을 더욱 빛내고, 다양한 인삼 제품으로 소비자와 더 자주 만나게 되길 기대한다.

황정환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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