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농업ㆍ中 화웨이 한국에 ‘구애ㆍ압박’ “정교한 통상대책 필요”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미국과 중국이 무역 갈등 속에 1일 양국 제품에 추가 관세를 본격적으로 부과하면서 치열한 보복전의 막이 올랐다. 미·중 양국 모두 추가 관세 유예 기간을 두며 협상의 여지를 남겼으나 감정싸움으로 번지면서 협상 테이블에 앉지 못해 결국 ‘맞불 관세’로 대격돌하게 됐다.

미ㆍ중국간의 첨예한 관세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우리 경제에 심각한 파장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칫 미중 사이에서 한국이 양자택일에 내몰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ㆍ중국 간 무역분쟁이 심화하면서 한국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 연속 뒷걸음질하고 있다.

2일 한국무역협회와 업계,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 상품 600억달러 어치에 대해 관세를 5∼10%에서 5∼25%로 올리면서 미국과의 관세 보복전을 개시했다.

중국의 대미 관세는 작년 교역액 기준으로 평균 13.3%로 인상되는 것이다. 앞서 미국이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 어치에 대해 부과한 25%의 고율 관세 조치도 중국산 화물의 해상수송 시간을 감안하면 이달부터 본격 발효된다.

실제 미국의 추가 관세를 적용받는 중국 화물선이 지난 1일 처음으로 미국 항구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325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도 25%의 관세 부과에 나서겠다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이에 맞서 미국산 대두(콩) 수입 주문을 중단하고 반도체 등 첨단 제품의 원료인 희토류의 대미 수출 제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관세전이 전방위에 걸친 힘겨루기로 격화할 경우 한국도 안심할 수없는 처지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있기 때문이다. 미중 양국이 한국 무역의 36%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한국도 고스란히 양국 갈등에 따른 부담을 떠안을 수 밖에 없다.

이와 동시에 최근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를 둘러싼 미중 기술냉전에 따라 미국과 중국이 경쟁적으로 한국에 접근하고 있는 점은 한국에 또다른 위험과 기회 요인이다. 미국이 화웨이 거래를 봉쇄하고 동맹국들을 중심으로 제재 전선을 구축하고 나서자 화웨이의 고위 임원은 최근 한국을 방문해 미국 제재에 따른 대체 거래처 확보를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국이 미국산 소고기, 과일, 채소 등 농축산물에 대해 25% 고율관세를 부과하기 앞서 앞서 지난 달 16일엔 소니 퍼듀 미 농무부 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를 요청했다.

무협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미국에서 수입한 농산물은 53억 달러로 전년보다 19% 급증했다. 이는 한국 전체 농산물 수입 188억 달러의 28.2%에 달한다. 이 같은 미국과 중국의 대한국 접근은 일면 구애의 성격도 있지만 다른 면에서는 압박으로도 볼 수 있다.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양자택일의 기로에 놓일 수 있는 대목이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사이에 끼어있는 한국으로선 업종별로 피해나 기회 요인이 서로 다를 수 있다”면서 “미중 분쟁이 격화될수록 정교한 통상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 수출은 ▷지난해 12월 -1.7%(전년 동월비) ▷2019년 1월 -6.2% ▷2월 -11.4% ▷3월-8.3% ▷4월-2.0% ▷ 5월-9.4% 등으로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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