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댐 붕괴 시공에 책임’ 발표에 SK건설, “과학적근거 추가 검증필요” 결과발표 관계없이 피해복구ㆍ보상 노력
[헤럴드경제=문호진 기자] “불가항력적인 것이 아니라 시공상 문제점 때문이다”(라오스 정부)
“이번 조사 결과는 천재냐 인재냐를 특정하지 않고 사고유형 중 하나를 추론해 발표한 것에 불과하다”(SK건설)
지난해 7월 23일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보조댐이 무너졌다. 5억t의 물이 터져나오며 사망자 49명, 실종자 22명, 이재민 4500명이 발생했다. 시공사인 SK건설은 기록적 폭우가 원인이라고 했지만, 라오스 정부측은 부실 공사 가능성을 따져왔다. 막대한 피해보상 문제가 달려 있는 만큼 댐 붕괴 원인 조사결과에 귀추가 주목됐다.
라오스 국가 조사위원회는 지난 28일 독립 전문가 위원회(IEP)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보조댐 붕괴사고는 적절한 조처로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인재(人災)쪽으로 다가간 것이다.
IEP는 붕괴사고 전 며칠간 집중 호우가 쏟아졌지만, 붕괴가 시작됐을 때 댐 수위가 최고 가동 수위에도 도달하지 않았다면서 불가항력적인 사고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조댐의 기초 지반인 적색토에 있는 미세한 관(물길)을 따라 누수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한 내부 침식과 지반 약화가 전체 붕괴의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IEP는 또 원호파괴(deep rotational sliding)라고 불리는 이 같은 현상이 댐에 물을 채우는 과정에 발생했다면서 불가항력적인 붕괴사고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SK건설 측은 “과학적 근거와 데이터가 결여된 경험적 추론에 불과해 동의할 수 없다”면서 조목조목 반박했다.
IEP가 토사층에 물길이 생기는 ‘파이핑 현상’을 입증하지 못했고, 이에 따른 원호파괴가 붕괴원인이라면 사고 전 보조댐 하단부에 대량의 토사 유출이 있어야 했는데 그런 일이 없었다는 논리를 폈다. 또 원인조사에 옵서버로 참여한 한국 정부조사단과 세계 유수의 엔지니어링 업체들도 IEP와 의견이 다르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정부조사단은 IEP가 파이핑 현상을 사고원인으로 판단하면서 세계대형댐위원회의 규정(164조)을 적용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고 강조했다.
SK건설 측은 “옵서버로 참여한 기관들은 현재로서는 사고원인을 단정하기 어렵다거나, 보조댐 하류에서 발견된 산사태 흔적, 과거 화산활동 등 오랜 세월을 통한 지형 형성과정 등에 주목하면서 IEP와 달리 대규모 ‘평면파괴’(Land Sliding)를 원인으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SK건설측은 “전문기관들마다 의견이 상이한 상황에서, 향후 라오스 정부의 원인 조사 및 검증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로 진행될 수 있기를 촉구한다”며 “이번 결과발표와는 관계없이 지난 10개월 동안 해온 것처럼 피해복구와 보상을 위해 PNPC 주주사들과 함께 최대한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