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익없는 탄핵보다 법적대응 강조”
낸시 펠로시<사진> 하원의장(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면으로 맞부닥치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열린 민주당 지도부 비공개회의에서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즉각적인 탄핵 추진론을 막아섰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을 바란다”며 “상원에서 (부결돼) 면죄부를 받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이 탄핵 심리의 최종 결정권을 가진 상원을 장악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이 설사 탄핵안을 가결해도 실제 소득은 없으며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이득만 안겨줄 수 있단 것이다. 또 탄핵으로 대통령에서 물러난 전례가 없단 것도 부담 요인이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법적으로 공격해 궁지에 모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22일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재무기록 공개저지 요청을 기각했다. 앞서 지난 20일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그룹이 하원 정부감독개혁위가 자신들의 재무기록 확보를 위해 발부한 소환장 집행을 거부해 달라는 요청에서 하원의 손을 들어줬다. 펠로시 의장은 이 두 판결 소식에 “아주 좋다”며 트럼프 대통령 압박을 더욱 강화했다.
그는 “트럼프를 괴롭히는 건 각종 소송과 민주당 하원이 탄핵에 나서지 않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 “백악관은 탄핵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래서 (전날 사회기반시설 투자 논의 회동에서) 돌아버렸다”고 비꼬았다.
동시에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한 의회 조사 결과에 따라 ‘다른 행동’이 가능하다며 탄핵 추진론자들을 달래고 백악관을 압박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이 반(反)트럼프 선봉에 서자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왜곡ㆍ조작된 펠로시 의장 동영상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문제의 영상은 지난 22일 미국진보센터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펠로시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맹비난하는 내용으로, 재생 속도를 조작해 펠로시 의장이 마치 술에 취한 것처럼 말을 어눌하게 하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그런가하면 한 보수성향의 유튜브 이용자가 올린 펠로시 의장의 도로교통건설협회 행사 참석 영상에서도 그의 목소리만 유독 눈에 띄게 느리게 재생됐다.
WP는 “2020년 선거를 앞두고 조작된 비디오가 대중의 잘못된 인식을 형성하는데 이용되고 있다”며 “단순하고 조잡한 조작도 상대를 깎아내리는데 사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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