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경쟁 오프라인까지 확대 “경쟁사보다 비싸면 보상해준다” ‘끝장 마케팅’에 뜨내기고객 양산 ‘출혈경쟁’ 소비자는 즐거운 비명
유통가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자존심을 건 할인 빅매치에 들어갔다. 최근 유행하는 실검(실시간 검색) 및 타임 마케팅은 물론, 예전에 소비자의 눈길을 끌었던 숫자마케팅, 최저가 보상제 등도 다시 등장했다. 소비자들은 이같은 할인 공세에 쇼핑할 맛이 나지만, 업계는 ‘제 살 깎아 먹기’ 식 출혈 경쟁으로 수익성을 기대하기 더 어려워졌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에서 촉발된 온라인쇼핑몰 할인 공세가 마트, 면세점 등 오프라인 채널까지 확대되면서 업계가 소비자들의 눈길을 잡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동원하고 있다.
일부 온라인쇼핑몰에서 한정적으로 펼쳤던 실검 마케팅은 이젠 모든 쇼핑몰에서 경쟁적으로 하고 있다. 100원 전쟁, 10원 전쟁 등으로 불렸던 숫자마케팅은 티몬이 급기야 ‘1원 특가’까지 들고 나올 정도로 격화됐다.
특정일에 할인 혜택을 몰아주는 ‘00일 데이’ 역시 지난해까지는 블랙 프라이데이가 있는 11월에 한 번 정도 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매달 하다시피 한다. 11번가는 연중 가장 큰 행사였던 ‘십일절’을 올해부턴 매달 실시하고 있으며, 위메프도 매달 1일을 위메프데이로 정해 할인혜택을 몰아주고 있다. 티몬 역시 매주 월요일이었던 ‘티몬데이’에다 매달 1일(퍼스트데이), 2일(리워드데이), 4일(사은품데이) 등을 추가한 ‘5월 매장운영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최저가 보상제도 과거에는 같은 업태에 한정됐던 게 올 들어서는 온ㆍ오프라인 경계를 허물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대형마트들은 이커머스의 강자 ‘쿠팡’을 정조준하며, 최저가 보상제를 무기로 꺼내 들었다. 롯데마트는 오전 9시 이마트와 쿠팡 가격을 검색해 매장 가격이 그보다 높으면 1원이라도 더 내리는 ‘극한 가격’ 행사를 펼치고 있고, 위메프는 타사보다 비싸면 제품가의 100%를, 쿠팡보다 비싸면 200%를 리워드로 보상한다.
과거에 유행했던 마케팅 기법들도 부활하는 양상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블랙 프라이데이 때 히트쳤던 ‘블랙이오’ 행사를 다시 시작했다. 롯데마트는 고객 호응이 좋았지만 중소 자영업자들의 항의로 중단했던 ‘통큰 치킨’을 다시 들고 나왔다. 면세점들도 해외 고객들에게만 제공했던 캐시백이나 선불카드를 내국인 고객에도 주기 시작했다.
유통가의 할인 경쟁은 쿠팡에서 시작한 e커머스 치킨 게임이 대형 유통업체들까지 확대됐기 때문이다. 온라인 구매 비중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자 위기감이 커진 탓이다. 이처럼 온ㆍ오프라인 구분없이 무한 할인 경쟁에 돌입한 상황에서 나홀로 할인 마케팅을 하지 않으면 바로 매출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매출 하락은 파트너사들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어 상품이나 가격 경쟁력까지 저하될 수 있다.
하지만, 업계의 이같은 생존경쟁이 고객들의 가격 민감도를 더 키워 할인 없이는 쇼핑을 안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년 365일 할인시대를 재촉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충성고객보다 가격에 예민하고 검색에 능한 ‘뜨내기 고객’들에 유리해 충성고객이 줄어드는 부작용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발 자전거가 일정 속도 이상으로 페달을 밟아야 넘어지지 않는 것처럼 최근 유통업계의 할인 경쟁도 ‘남이 하면 무조건 한다’는 식으로 격화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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