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SCMP “줄곧 대사 인용” 중국선 엄격한 검열·편집 작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애청자로 알려졌다.
2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이 외국 정상들을 만나면 왕좌의 게임 대사를 인용하곤 했다며 최근엔 “우리는 이 세계가 혼란스러운 칠왕국(Seven Kingdoms)의 웨스테로스 대륙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구체적으로 시 주석이 언제, 어느 자리에서 해당 발언을 했는지 밝히지 않았으나 제2차 일대일로 정상포럼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5~27일 베이징에서 열린 포럼에는 37개국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들이 모였다.
웨스테로스는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가장의 대륙으로, 과거 7개로 나뉘어 있던 나라를 정복ㆍ통합한 칠왕국이 지배하는 곳이다. 왕좌의 게임은 대륙을 지배하기 위해 칠왕국의 철왕좌에 앉으려는 치열한 전쟁, 암투 등을 다루고 있다. 시 주석의 영화ㆍ드라마 사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대부와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 할리우드 영화를 좋아한다고 말했다고 전한 바 있다. 또 2012년 미국을 방문했을 때 한 어린이가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는 방법을 묻자 영어로 영화 제목인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시 주석뿐 아니라 리커창 총리 역시 왕좌의 게임 팬이라고 SCMP는 전했다. 하지만 SCMP는 두 최고 권력자의 왕좌의 게임 사랑에도 정작 중국에선 제대로된 드라마를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중국에선 이 드라마를 제작ㆍ방영하는 HBO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지난해 6월 HBO의 한 프로그램이 시 주석을 풍자하자 중국은 HBO 접속을 차단했다.
SCMP는 “중국에서 왕좌의 게임 독점 배급권은 텐센트가 갖고 있다”며 “텐센트가 상영하는 버전에는 폭력과 성관계 장면의 상당 부분이 편집돼 다른 나라에서 보는 드라마와 다르다”고 밝혔다.
SCMP는 시 주석 등 고위층이 원본을 그대로 볼 수 있는지 관계 당국에 문의했지만 돌아온 것은 웃음뿐이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료는 “시 주석은 일정이 너무 빡빡해 드라마를 더 압축ㆍ편집한 ‘다이아몬드 버전’을 본다”고 말했다.
김우영 기자/kw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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