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기업이익 역성장 유력 부동산·증권 세수도 줄듯 홍남기 “추경용 적자발행도” 전문가 “아직 재정 건전해”

올해 1분기 국채 발행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환하고 남은 채무인 발행 잔액도 사상 최대로 늘었다. 올해는 삼성전자 등 간판기업들의 실적부진으로 법인세수가 줄어들 것이 유력하다. 전문가들은 재정규모가 커질수록 국채 증가는 필연적인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을 감안할 때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고채·재정증권 등 국채 발행액은 48조522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2.3% 증가했다. 종전 분기 발행 최대치인 2014년 2분기의 46조4241억원보다 4.5% 늘었다.

발행액에서 상환액을 뺀 순발행액 역시 34조669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를 기록했다. 이로써 발행 잔액도 1분기 말 현재 674조5140억원으로 불어나, 종전 최대치인 지난해 2분기 말의 660조3465억원보다 14조1675억원(2.1%) 늘었다.

국채는 정부가 보증하는 채권으로 잔액은 결국 향후 미래 세대가 갚아야 할 ‘나랏빚’이다. 정부는 각종 국가사업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세금을 걷거나 국채를 발행하는데, 국채 발행의 증가는 정부의 자금 수요가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채를 발행할 때는 세수 추이와 금리 여건 등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데,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역시 자금 수요”라고 말했다.

올해는 세수확보 전망이 작년만큼 녹록지 않아 보여 국채 발행이 더 늘어날 수 도 있다. 지난해는 정부 총세입이 385조원으로 예산(371조3천억원)보다 13조7000억원 많았는데 이는 2017년보다는 25조5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반도체 호황과 부동산 거래 증가 등으로 법인세와 양도소득세가 예상보다 많이 걷혔다. 법인세는 전년보다 11조8000억원(19.9%) 증가한 70조900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는 반도체 등 기업들의 수출 부진으로 법인세 세수 환경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연속 작년 동기 대비 감소세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0.4% 감소했다. 양도소득세도 부동산 ‘거래 절벽’이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전망이 낙관적이지 못하다. 증권거래세 세율은 올해 상반기 중 0.30%에서 0.25%로 하향될 예정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추가경정예산(추경) 재원 마련을 위해 적자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나라 재정규모가 커질수록 국채 증가는 필연적인 것이라며,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해석했다. 허정인 NH선물 연구원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건전성을 보면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안전한 축에 속한다”며 “국채발행을 늘려 국가재정을 좀더 부양해야 한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조언도 있었던 만큼, 이번 국채발행 규모를 이례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윤진 NH아문디자산운용 해외채권 팀장은 “일본처럼 국채에 대한 국내수요가 높아 향후에도 다른 정책보다 부담없이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