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숍 늘어선 명동 거리 가보니…사실상 ‘연중 세일’ -가맹점주 “본사의 과도한 할인정책으로 점주만 부담” -아모레퍼시픽ㆍLG생활건강 등 가맹본사 “공정한 계약”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멤버십데이, 빅데이, 1+1 세일, 실속 상품전, 특가 상품…. 어휴, 이름만 다르지 하루도 쉬는 날이 없어요. 매일 세일해요.”(한 화장품 로드숍 점주)

19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길 양편에 늘어선 중저가 화장품 로드숍은 하나같이 할인 포스터를 내걸고 있었다. ‘1+1’, ‘50% 할인’, ‘금주의 득템상품’ 등 매장 입구를 도배한 현란한 문구로는 부족했는지, 판촉물을 든 직원까지 나와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다.

“50% 할인입니다. 어서 들어오세요.”

까랑까랑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행인들은 피로한 눈으로 흘깃 보고는 무심코 지나쳐갔다. 미샤, 이니스프리, 네이처리퍼블릭, 더페이스샵, 토니모리 등 명동 일대 매장 10곳을 둘러보니 마스크팩 묶음 할인부터 립스틱, 수분크림 등 개별 품목 세일과 증정 행사까지 다양했다. 이미 월 초에 정기세일을 끝낸 업체들도 질세라 경쟁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었다.

사실상 로드숍 브랜드들은 ‘연중 세일’을 하고 있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업체들은 한 달에 한 번 정기 세일을 진행하고, 그 이외에는 품목별 할인을 한다”고 했다. 실제로 주요 5개 로드숍 화장품의 할인 일수 총합은 2010년 54일에서 2013년 390일로 급증했다.

할인 폭도 과감해졌다. 한 화장품 로드숍 점주는 “화장품 로드숍이 급성장하던 시절에는 한 달에 2~3일 정도 10~30% 가량 할인했는데, 이제는 50% 세일이 아니면 고객들이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했다.

이와 함께 화장품 가맹본사의 할인 전략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더페이스샵, 아리따움, 이니스프리, 토니모리, 네이처리퍼블릭 등 5개 화장품 브랜드 가맹점주들이 모여 발족한 전국화장품가맹점연합회(화가연)는 지난 19일 집회를 열고 화장품 가맹본사를 성토했다.

화가연 측은 “화장품 편집숍과 온라인 채널의 성장, 면세화장품의 국내 불법 유통 등으로 가맹점주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본사의 과도한 할인정책은 부담”이라며 “본사는 할인분담금을 불공정하게 정산해 그 비용을 가맹점주에게 전가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으로 이니스프리가 할인 금액의 3분의 2 이상을 가맹점주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 화가연 측의 설명이다.

화장품 가맹본사들은 공정한 계약에 따라 서로 할인 비용을 나누고 있다는 입장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프리와 아리따움을, LG생활건강은 더페이스샵을 운영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니스프리 가맹점주들과 약정을 맺고 합의 하에 할인 비용을 분담하고 있다”고 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도 “더페이스샵은 그동안 가맹본부가 세일의 80%, 1+1 행사의 100% 비용을 부담해왔다”며 “여기에 더해 지난해 9월부터 가맹본부가 50% 할인 행사에 대해 1년 동안 100% 비용을 책임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