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릿수 수익률로 증시 급락 극복 자산비중 절반 이상, 시장위험 줄여 글로벌 M&Aㆍ부동산 등 자산 다양 IBㆍPEF 등 투자역량 강화도 뒷받침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국민연금 등 주요 연기금들이 지난해 주식시장 급락에 힘을 잃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가운데, 주식보다는 대체투자에 집중했던 주요 공제회들이 나란히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체투자(AI) 부문에서만 10% 넘는 수익률을 기록한 덕이다. 이들 공제회에 프로젝트를 제안하거나 자금을 위탁받아 집행한 투자은행(IB) 및 운용사들의 역량도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6조 2097억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교직원공제회는 2018년 연간 수익률로 4.1%를 기록했다. 증시 급락으로 주식 부문에서 16%의 손실을 기록했지만, 기업금융(12.7%), 대체투자(10.2%) 등 부문에서 기록한 높은 성과가 전체 수익률을 견인했다.

앞서 수익률을 발표한 지방행정공제회도 지난 한해 4.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2653억원으로 공제회 창립 이래 최대 성과를 거뒀다. 자산규모도 12조을 돌파하며 공제회 2위의 자리를 공고히 했다. 주식 부문에서 12.8% 손실을 봤지만, 대체투자로 10.2% 수익을 내며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두 공제회가 대체투자의 덕을 볼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전체 자산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역시 주식투자에서는 손실을, 대체투자에서 플러스 수익률을 냈지만 전체 수익률은 마이너스였다. 대체투자 비중이 이들 공제회보다 낮아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교직원공제회가 보유한 기업금융ㆍ대체투자 부문 관련 자산 규모는 약 15조원 수준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6.6%에 달한다. 교직원공제회는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PEF)나 벤처캐피탈(VC) 등 펀드에 출자함으로써 얻은 성과는 기업금융 부문에, 사회기반시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와 관련된 수익은 대체투자 부문에 반영하고 있다. 행정공제회의 대체투자 관련 자산 역시 전체의 58%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대체투자보다 주식에 무게를 두고 있는 국민연금, 사학연금 등은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0.9%의 운용 손실을 기록했는데, 보유자산 중 34.7%를 차지하는 국내ㆍ외 주식이 각각 16.8%, 6.2%의 손실을 기록한 탓이 컸다. 대체투자 부문만 놓고 보면 교직원ㆍ행정공제회보다도 높은 수익률(11.8%)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비중이 12.0%에 그쳐 손실을 상쇄하기엔 부족했다.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도 대체투자 부문에서 8% 넘는 수익 성과를 냈지만,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미만으로 비교적 적어 전체 수익률로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두 공제회의 대체투자 성공에는 ‘결정적 한건’이 크게 기여했다. 교직원공제회는 현대차증권이 모집한 도시바메모리 비전환우선주(보통주 전환이 안되는 우선주) 투자의 재무적투자자(LP)로 참여했다. 지난해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나섰던 한ㆍ미ㆍ일 컨소시엄 중 미국 PEF 운용사인 베인캐피털이 셀다운(인수 후 재판매) 방식으로 넘기는 주식 중 일부를 인수했다. 이 거래의 판매주관사로 선정된 현대차증권은 교직원공제회, 새마을금고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 받아 조성한 펀드로 이에 투자했다.

행정공제회는 지난해 판교 알파돔시티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과 관련, 판교 6-3블록을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매각하면서 9.2%(1969억원)의 수익을 냈다. 이 수익금을 토대로 6-1, 6-2블록에 재투자해 장기 수익 창출을 도모하고 있다.

지난해 두 공제회가 함께 참여한 주요 투자로는 서울 공평동 센트로폴리스 인수 건이 꼽힌다. 영국계 부동산펀드 운용회사인 M&G리얼에스테이트는 지난해 7월 1조1200억원에 센트로폴리스를 인수했는데, 이는 서울 도심지역에서 지금껏 매매된 오피스빌딩 가운데 가장 높은 몸값으로 기록됐다. M&G의 센트로폴리스 인수 과정에 교직원공제회와 행정공제회가 각각 2500억원, 1000억원을 투자했다.

대부분의 연기금과 공제회는 대체투자 자산의 비중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12%에 그친 대체투자 자산 비중을 오는 2023년까지 1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교직원공제회도 기업금융 및 대체투자 부문의 자산 비중을 지난해 말 대비 각각 1.3%포인트, 0.5%포인트 끌어올릴 예정이며, 행정공제회는 58%의 비중을 유지하되 우량한 해외 딜소싱에 보다 주력하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