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개인투자 규제완화 추진 “위험투자 수요 해외로 이탈해”
상품구조ㆍ시장이해 선행되어야 “위험회피 본래 목적 왜곡될수” [헤럴드경제=강승연ㆍ김지헌 기자]한국거래소의 개인투자자 파생시장 진입규제 완화 방침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지속적으로 규제 완화를 요구해온 업계는 환영 일색이지만, 일각에선 위험수요가 과도하게 쏠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파생상품 진입요건 완화 방안을 금융당국과 협의하고 있다. 현재 개인투자자가 선물ㆍ옵션 등 파생상품에 투자하려면 3000만원의 기본예탁금을 내고 사전교육 30시간, 모의거래 50시간의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거래소는 예탁금액 및 교육ㆍ모의거래 시간을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방안, 규제를 회원사에 넘기는 방안 등을 다양하게 검토 중이다.
정창희 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장은 최근 제도개선 설명회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위험에 대한 수요는 있는데 시장 진입이 막혀있다 보니까 해외선물시장으로 나가거나 비트코인 등 투기적 상품에 쏠려있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투자는 자기 책임인데도 파생시장이 어렵다며 문만 막아뒀다”면서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인터넷 생방송 플랫폼에서 해외선물에 투자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면서 규제의 실익이 없음을 꼬집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도 “파생시장을 막아봤자 비제도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만 낳는다”면서 “변동성 위험은 증거금률 등으로 관리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선진국들은 정부나 거래소가 개인투자자를 직접 규제하지 않고 있다. 중국과 싱가포르 정도만 기본예탁금이나 사전교육 제도를 두고 있다. 일본은 1997년 기본예탁금 제도를 폐지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선진국은 중개회사가 고객의 사정에 맞춰 자율적으로 판단한다”면서 “국내 회사들도 고객 신용위험 관리 능력과 수익관리 역량이 발전한 만큼 개인 진입장벽을 선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려의 시각도 있다. 규제완화를 계기로 파생상품을 위험을 분산ㆍ회피하는 ‘헤지’의 개념이 아니라 투기의 수단으로 잘못 인식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파생상품 본래의 목적인 위험회피 보다는 단기간 고위험ㆍ고수익을 추구하며 섣불리 발을 들였다 예상 못한 손실을 보는 투자자들이 늘 경우 되려 시장에는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다. 거래소가 파생상품 거래관련 수익을 늘리기 위해 ‘가상화폐’ 운운하며 개인의 투기적 수요를 자극한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의 경우 소액투자가 많고 정보를 구하기도 상대적으로 쉬웠다”면서 “파생상품은 투자 전에 상품구조와 시장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한 측면이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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