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 아람코, S-OIL 이어 현대오일뱅크 대주주 ‘영향력 확대’ - GS칼텍스도 미국 셰브론 칼텍스 지분 50% - 지분구조상 대주주가 국내 자본은 SK이노베이션이 유일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오일 머니’의 상징과도 같은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국내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3위 정유회사 S-OIL의 최대 주주인 아람코는 최근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투자 참여를 공식화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원유 등 자원 수입에 대한 외국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와 원유 수급에 든든한 배경을 확보하게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동시에 나온다.
현대오일뱅크의 최대 주주인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 28일 아람코와 최대 1조8000억원 규모의 상장 전 지분투자에 대한 투자계약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아람코는 이 계약을 통해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최대 19.9%를 취득할 수 있게 됐다.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가 달성한 국내 업계 최고 고도화율(40.6%)을 높게 평가하는 등, 기업가치를 10조원으로 산정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아람코 지분 투자로 조달한 금액은 신사업 투자와 재무구조 개선 등에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람코는 세계 원유생산량의 15%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로, 이미 국내에서는 S-OIL의 지분 63.41%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국내 시장에 참여해 왔다.
이번 투자로 아람코는 국내 정유 ‘빅4’의 3ㆍ4위를 다투는 업체들의 주요 주주로 영향력을 확대하게 됐다.
정유업계 2위인 GS칼텍스도 설립 당시부터 미국 셰브런과 텍사코의 아시아태평양지역 합작법인 칼텍스가 50%를 출자하면서 만들어진 합자 회사다. 지분구조상 대주주가 외국계가 아닌 정유사는 SK이노베이션이 유일하게 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원유 조달의 특정 수입처 의존도가 높아지고 수입 다변화에 제동이 걸릴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S-OIL은 최대 주주인 아람코로부터 사실상 전량 원유를 공급받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있는 타 유종을 수입하지 않아 공급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또 아람코가 아시아 출하 경질유에 부과하는 OSP(공식판매가격)을 에쓰오일에도 예외 없이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가격 측면에서 대주주 혜택이 거의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현대오일뱅크도 이번 아람코의 지분 투자로 중동 발 원유 수입량이 늘어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당장 업계에 큰 변화가 일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도 적지않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아람코가 오일뱅크 지분을 확보하고도 원유를 할당할지 아직 확실치 않고, 할당한다고 하더라도 업계 전체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존도’ 측면이 아닌 원유 도입의 안정성 차원에서 아람코의 영향력 확대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글로벌 영향력이 가장 큰 중동 석유회사를 등에 업었다는 점 자체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존도라 하기에는 다른 회사가 원유를 구하기 어려울 때 안정적인 수급을 가져갈 수 있어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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