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가 지난 2017년부터 감소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경제에도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생산의 핵심요소 가운데 하나인 노동력, 즉 인구의 지속적인 증가에 힘입어 우리경제도 양적 팽창을 지속하며 일자리와 소득을 늘릴 수 있었으나,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인한 경제 총량의 감소 등 부정적인 영향이 본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2030년대 초~중반을 고비로 전체 인구도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여 인구 변화는 우리경제를 위협하는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경제 분석기관들은 노동의 생산기여도가 2010년대까지는 플러스를 보이지만, 2020년대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잠재성장률도 2010년대 2%대 중~후반에서 2020년대엔 1%대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28일 국회예산정책처의 ‘생산가능인구 변화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는 2017년, 총인구는 2032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하며, 이로 인해 2020년대부터 노동이 경제성장률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의 성장기여도는 1980년대만 하더라도 연평균 2.0%포인트에 달했으나, 저출산ㆍ고령화 심화로 1990년대에는 1.1%포인트, 2000년대(2001~2010년) 0.8%포인트, 2010년대에는 0.6%포인트로 떨어졌다. 이어 2020년대에 -0.7%포인트로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2030년대에는 -1.0%포인트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후 노동이 매년 성장률을 1%포인트 안팎 떨어뜨릴 것으로 분석됐다.

노동의 성장 기여도 하락 및 마이너스 전환은 잠재성장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산정책처는 노동력의 변화에 자본ㆍ총요소생산성(TFP)을 합한 잠재성장률이 1980년대 9.4%에서 1990년대 6.7%, 2000년대 4.3%로 급격히 하락했고, 2010년대엔 2.9%로 3%를 하회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어 노동의 생산기여도가 마이너스로 전환하는 2020년대 잠재성장률이 1.7%로 추락하고 2030년대엔 1.1%, 2040년대 1.0%, 2050년대 0.7%에 머무는 등 2030년대 이후 경제가 사실상 정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예산정책처의 이러한 분석은 다소 낙관적인 측면이 있다. 예산정책처는 우리경제의 전체적인 생산성이 2016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가정했다. 반면에 한국은행의 분석은 보다 심각하다. 한은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와 인구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로 잠재성장률이 2000~2015년 연평균 3.9%에서 2016~2025년에는 1.9%, 2026~2035년에는 0.4%까지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경제가 가뜩이나 조선ㆍ자동차ㆍ철강 등 주력산업의 경쟁력 저하와 4차 산업혁명 관련산업을 비롯한 신성장동력 부재로 반도체 이후 우리경제를 이끌어갈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인구구조 변화가 겹치면 경제위기를 맞을 가능성도 있다.

20년전 버블붕괴와 인구감소가 복합돼 20여년간 경제가 마이너스~정체에서 벗어나지 못해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한 일본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계열사인 경제분석기관 EIU(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는 인구구조 변화로 2050년이 되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정부는 그동안 수십조원의 예산을 투입하며 저출산ㆍ고령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삶의 여건이 날로 팍팍해지는 상황에서 이렇다할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전문가들도 출산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은 물론, 근로여건 개선을 통한 여성 인력의 활용도 제고, 고령인구의 노동참여를 위한 정년연장, 해외인력의 적극적인 활용 등 다각적인 노동력 확충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해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