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반발 극복이 관건…양대노총 개편 저지투쟁 밝혀 공익위원 선정방법 논란…소모적 논쟁 잠재울지도 미지수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정부가 31년만에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구간설정위워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기로 했지만 최저임금 속도조절론과 맞물려 노동계가 거세게 반발하는 등 넘어야할 산이 많다. 경영계 일각에서도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하기가 쉽지 않아 결국 ‘기울어진 운동장’을 개선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불만이 나온다.
먼저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을 개악이라고 맞서고 있는 노동계의 반발 극복이 제1의 과제다. 한국노총은 성명을 통해 “정부는 일방적인 최저임금 제도 개악을 즉각 폐기하고, 당사자인 노사와 공익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충분히 논의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도 “일방적인 개편은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포기하고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며 “상·하한 구간을 정하겠다는 것은 단 한 번도 임금교섭을 해보지 않은 이들의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양대노총은 오는 9일 최저임금위 근로자위원 워크숍을 열고 정부의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방안과 관련해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7일 발표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초안은 최저임금위원회를 전문가로 구성된 ‘구간설정위원회(전문가 9명)’와 노·사, 공익위원으로 이뤄진 ‘결정위원회(15명 또는 21명)’로 이원화하는 것이다. 구간설정위가 고용수준을 비롯한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인상구간을 먼저 정하면, 결정위가 그 범위 안에서 인상수준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결정위에는 노동계와 경영계, 공익위원뿐만 아니라 청년·여성·비정규직·중소기업·소상공인 대표도 참여한다.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공익위원 추천권은 정부가 독점해왔으나 국회나 노·사 등으로 추천권을 나눠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결정구조가 정부안으로 변경되더라도 극한 대치를 막을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우선 구간설정위에 참여할 전문가를 어떻게 구성할지부터 갈등을 빚을 소지가 많다. 노사 모두 만족하는 중립적인 인사가 많지 않은 만큼, 공정하고 중립적인 전문가를 선정하지 못할 경우 결정시스템을 바꾼다고 하더라도 최저임금 결정을 둘러싼 갈등은 여전할 것이라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지금도 노사가 최초 수정 요구안을 내놓은 뒤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 공익위원이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하고 이 구간 안에서 최종수정안을 낸 뒤 표결에 들어가는 만큼 큰 틀에서 이원화 구조가 새로울 게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최저임금 제도개선TF 에서는 제도개선을 논의하면서 결정구조를 이원화하더라도 현재의 갈등 구도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김대준 소상공인연합회 이사장은 “청년·여성·소상공인 등의 참여도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며 “현재도 최임위에 청년·여성·비정규직 등이 참여하고 있고, 생계비나 임금수준 관련 소위원회가 있지만 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초안은 이달 중으로 확정돼 관련법 개정 등을 거쳐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하는 올해 최저임금위원회 논의부터 적용된다. 고용부는 오는 10일 전문가 토론회를 시작으로 노·사 토론회, TV 토론회, 대국민 토론회 등을 통해 의견수렴에 나서기로 했다. 오는 21~30일에는 대국민 온라인 의견수렴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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