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들어 코스피 1조8844억 순매수 미국發 증시 변동성 제어 역할 톡톡 삼성전자 배당증가 전망…저가 매수 부채질 전문가 “연초이후 부메랑 가능성 우려”
연말 들어 기관이 연일 ‘사자’ 행진을 이어가며 미국 발 증시 변동성을 제어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러나 연말 배당을 노린 저가 매수세 성격이 큰 만큼 내년 초반 변동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연말 들어 글로벌 증시는 요동치고 있다. 기술주 실적 우려에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친 나스닥 지수는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본격적으로 베어마켓(대세하락장)에 접어들었다. 금리인상에 불만을 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해임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고 멕시코와의 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싸고 의회와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올해 세번째 셧다운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가 요동치자 중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도 동반 하락했다.
그러나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선전을 이어갔다. 24일(현지시각) 미국 다우 지수가 2.91%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지수의 26일 하락폭이 1.31%에 그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국내 증시의 상대적 선전 뒤에는 기관 투자자의 강한 매수세가 숨어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기관은 코스피 시장에서 홀로 1조8844억원을 순매수했다. 그중에도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을 포함한 금융투자회사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이들은 2조4748억원을 순매수하며 사실상 연말 박스권 증시에서 유일한 매수자 역할을 수행했다. 같은 기간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조5000억원, 4925억원 순매도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기관이 지수 방어에 나서자 간밤 미국 증시가 재채기를 하면 국내 증시가 독감을 앓는 ‘동조화’ 현상이 크게 옅어졌다. 10월 초 0.5를 돌파했던 코스피 지수와 다우존스 지수의 상관계수는 이달들어 0.3 대 중반으로 떨어졌다. 나스닥 지수와의 상관계수도 0.4 초반에서 0.2 중반대로 하락했다. 두 지수 간 상관계수가 높을수록 동조화 현상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기관의 최근 매수세가 연말 배당을 노린 저가 매수라고 분석한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선물옵션 만기 이후 진행되고 있는 금융투자의 현물 순매수는 연말 배당을 겨냥한 차익 거래 성격이 크다”면서 “올해는 지수 조정 폭이 컸던 만큼 연말 배당 수익률이 개선됐고 조달비용에 해당하는 금리도 생각만큼 많이 오르지는 않아 차익거래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연말 배당을 늘릴 것이라는 전망 역시 기관의 저가 매수를 부추겼다.
그러나 배당을 노린 저가 매수세는 연초 이후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최 연구원은 “금융투자회사들은 현물을 순매수하는 동시에 선물시장에서는 유사한 금액의 매도세를 이어갔다”면서 “기관이 1월 만기를 전후로 차익실현으로 돌아서면 지수가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기관의 지원을 받은 국내 증시가 일시적으로 선전했지만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기에는 시기 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선진국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온 투자자금이 신흥국으로 유입되면서 국내 증시도 상대적으로 선전했지만 절대적 관점에서는 여전히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펀더멘털 개선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안전자산 중심의 투자 패턴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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