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신작들이 쏟아지는 가운데에서도 어딘가 기시감이 드는 작품들이 있다. 비슷한 소재에 제작진, 배우들까지 같은 경우 그런 분위기가 더욱 감지된다. 비슷하다고 해서 모두 모방했다고 볼 필요는 없다. 같은 재료라도 어떻게 요리하는지에 따라서 맛이 다르다. ‘빅매치’에선 어딘가 비슷한 두 작품을 비교해 진짜 매력을 찾아내고자 한다. -편집자 주-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같은 재료라도 맛은 달랐다. 외화에선 빈번하긴 하지만 국내에서 마약을 다룬 작품은 보기 힘들었다. 그저 범죄 영화에 간간이 등장하는 정도였다. 그리고 올해 마약을 전면에 내세운 두 작품이 나왔다. ‘독전’과 ‘마약왕’이다. 마약이 사회악이라는 메시지는 두 작품 모두에서 충분히 전달된다. 다만 이 마약을 요리하는 방식은 다르다. 당연히 임팩트도 다르다.
■ ‘독전’-‘마약왕’ 캐릭터가 주는 임팩트올해 5월 개봉한 ‘독전’은 흥행적으로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스타일리쉬한 느와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렸다. ‘독전’은 형사인 원호(조진웅)이 아시아 최대 마약 조직의 실체 이선생을 추적하는 이야기가 중심이다. ‘마약왕’은 1970년대를 배경으로 마약을 제조해 수출한 마약왕 이두삼의 일대기를 다뤘다. 두 작품의 중심엔 마약이 있다. 마약이 사회악이라는 메시지는 방식이 다르긴 하지만 두 작품이 공통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마약을 통해 변해가는 캐릭터를 보여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독전’에서 중국 마약상으로 등장하는 진하림(김주혁), 보령(진서연)의 마약에 찌든 연기는 일품이었다. ‘마약왕’에선 이두삼이 판매하는 마약을 구매하는 이들, 마약에 손을 대지 않았던 이두삼까지 급변하게 만드는 요소로 사용됐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결말이다. 두 작품 모두 결말을 두고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릴 작품이다. ‘독전’은 노르웨이 설원을 배경으로 막을 내리는데 그 끝이 모호해 개봉 당시에도 여운을 준다는 반응과 불친절하다는 반응으로 나뉘었었다. ‘마약왕’의 경우는 후반부 꽤 긴 시간 이두삼의 폭주로 이어진다. 익숙하지 않은 영화 구조이기 때문에 낯설다. 이두삼을 연기한 송강호 역시 인터뷰를 통해 관객에게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한 바다.
■ ‘독전’VS ‘마약왕’, 힙함과 촌스러움아무래도 다루는 시대가 다르다보니 어쩔 수 없는 비주얼 차이가 있다. ‘독전’과 ‘마약왕’은 둘 다 마약을 제조하는 과정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 결은 완벽하게 다르다. ‘독전’에서 농아 남매(김동영, 이주영)이 마약을 제조하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힙하다’는 평을 받았었다. 공장에서 크게 음악을 틀어놓고 비트에 맞춰서 마약을 제조하는 장면은 보는 것만으로 '뽕'이 차오르게 만들었다. 반면 ‘마약왕’에선 백교수(김홍파)가 돼지우리에 딸린 골방에서 마약을 제조한다. 그 뒤로 흘러나오는 배경음악은 촌스럽고 이두삼은 이를 감시하며 돼지우리를 청소한다. 마약을 흡입하는 모습도 확연히 다르다. ‘독전’에서 원호는 자신의 신분을 감추려고 마약상으로 위장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마약을 흡입한다. 코로 마약 가루를 흡입하고 그 후 변화까지가 길게 노출된다. 반면 ‘마약왕’은 주사로 마약을 하는 정도고 과정보단 마약 후의 피폐해진 캐릭터의 모습이 더 눈에 띈다. 가장 표면적인 차이는 바로 관람 등급이다. ‘마약왕’은 마약이라는 소재를 전면에 내세우고 노출과 폭력 장면이 있다 보니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반면 ‘독전’은 15세 관람가였다. 마약 흡입 장면이 자극적으로 등장하고 노출, 신체가 절단되는 폭력신이 있었음에도 예상보다 낮은 등급을 받아 개봉 당시에도 의아함을 남긴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