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까지 보완입법 완료되지 않을 경우 계도기간 연장돼야”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전국경제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17일 고용노동부와 국회에 ‘근로시간단축 연착륙을 위한 제도개선 과제’ 보고서를 제출하고 탄력적 근로시간 단위기간 연장 등 유연근로시간제도의 전반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건의했다.

또 산업현장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 근로시간 단축 계도기간이 종료되는 올해 12월31일까지 관련 입법이 완료되지 않는다면 보완 입법이 완료될 때까지 근로시간 단축 계도시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이 보고서에서 현행 최대 3개월에 불과한 탄력적근로시간제도의 단위기간을 미국과 일본 등과 같이 1년으로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력근로제는 특정 근로일의 근로시간을 연장시키는 대신 다른 근로일의 근로시간을 단축해 일정기간의 주당 평균근로시간을 기준근로시간인 40시간 내로 맞추는 제도다.

특히 전자ㆍ반도체ㆍBIOㆍ제약ㆍ게임 등 업계는 경쟁력의 핵심인 신제품 개발과 R&D 업무에 3개월 이상의 집중 근무가 필요하다며, 현행 탄력근로제 활용이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또 선택적근로시간제도의 정산기간도 현행 1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해 집중 근로시간이 필요한 업종의 애로를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택근로제는 1개월 이내의 정산기간 동안 1주 평균 40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일별ㆍ주별로 근로자 스스로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제도다.

한경연은 또 근로시간 규제와 업무성과 관계가 약한 전문직 근로자에게 업무 수행방식에 재량권을 주기 위해 도입한 재량근로시간제도의 적용대상도 확대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재량근로시간제는 업무방식 등을 근로자 재량에 맡기고 노사가 합의한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는 제도로, 신상품신기술의 연구개발, 인문사회자연과학 연구 업무, 정보처리시스템 설계 또는 분석업무, 신문방송출판 사업에서의 기사의 취재, 편성 또는 편집 업무, 의복실내장식공업제품광고 등의 디자인 또는 고안업무, 방송 프로그램영화 등의 제작사업에서의 프로듀스나 감독업무 등에 한해 허용되고 있다.

지난 1997년 제도 도입 당시에 비해 다양한 분야에서 본인 재량하에 근무하는 전문직 근로자가 증가한 노동시장 환경변화를 감안해 금융상품개발자 등 새로운 전문직군과 기획계획수립조사분석 업무를 수행하는 사무직 근로자를 재량근로시간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경연은 고용부 장관의 인가와 근로자 동의가 있으면 1주 연장근로 한도를 초과하는 근로를 허용하는 인가연장 근로 대상의 확대도 건의했다.

현재는 자연재해 등에 한해 적용하고 있는데, 석유화약업계의 정기보수 업무 등 업종 특성상 한시적으로 1주 52시간 한도를 준수하기 어려운 업무에 대해서도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기업 임원 운전기사들의 경우 대기시간이 많아 현실적으로 1주 52시간 한도를 준수하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단속적 근로자로 승인해서 근로시간 규정 적용 대상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기업들은 급격한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탄력적근로시간제도 단위기간 연장 등의 사전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시해 왔다.

고용노동부도 근로시간 단축의 산업현장 연착륙을 위해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지도ㆍ감독을 2018년 12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계도해 나가기로 한 바 있다.

11월에는 계도기간 종료를 앞두고 탄력적근로시간제 단위기간 연장 관련 보완입법을 완료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기도 했다.

그러나 단위기간 연장을 논의할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의의 출범이 늦어지면서 연내 입법이 어려워짐에 따라 정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탄력근로시간 단위기간 연장 관련 입법이 최대한 빠르게 완료돼야 한다”며 “이제 우리나라도 산업화시대의 획일적이고 규제 위주의 근로시간 정책에서 벗어나 개인 창의성을 존중하고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은 근로시간제도를 마련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jin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