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박한 고령사회에 소득대체율 높이려면 보험료율 9~13%론 지속가능성 담보 불가능

적립식→부과식 전환은 미래세대에 떠넘기기 2020년 총선일정 고려땐 흐지부지될 가능성

정부가 14일 국민연금 제도 개편안을 내놨지만 4가지의 복수안을 제출한 상태라 국민연금 개혁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전면 재검토 지시이후 한 달여 만에 나온 안이지만 기존안과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결국 사회안전망이 취약한 가운데 급속한 고령화가 이뤄지고 있는 현실에서 그나마 국민들이 노후버팀목으로 생각하는 국민연금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면 ‘더내고 더 받는’ 정공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재차 나온다.

이날 정부의 개편안은 소득대체율을 45~50%로 올리고,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2~13%로 인상하는 방안 등을 담고 있다.

국민연금 개편이 최종적으로 인구 고령화를 감안해 노후소득보장에 무게를 둘지, 제도의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출지 관심이 쏠린다. 문제는 보험료를 올리지 않고 소득대체율을 높이거나 국민연금제도를 유지하는 ‘덜 내고 더 받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설득력이 떨어진다. 결국 ‘더 내고 지금처럼 받는 방안’이거나 ‘더 내고 더 받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 자문기구인 국민연금재정계산위원회 내놓은 결과를 보면 소득대체율을 50%로 높이고 보험료율을 기존 9%로 묶어두면 국민연금이 당초 예상(2057년)보다 빠른 2054년에 고갈된다. 소득대체율을 45%까지 올리면 267조원, 50%까지 올리면 533조원이 더 필요하다고 추계했다. 예산정책처는 2075년까지 국민연금 기금이 바닥나지 않게 하려면 보험료율이 16%는 돼야한다고 지적했다.

기금 고갈 시 국민연금의 지급방식을 현재 ‘적립식’에서 ‘부과식’으로 전환하고, 부족한 부분은 세금으로 충당하면 된다는 주장은 저출산 고령화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과는 맞지 않는 방안이란 지적이다. 더욱이 국민연금 지급방식을 부과식으로 전환할 경우 향후 보험료율은 30%에 육박해 미래세대 부담을 키우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보험료율 인상없이 노후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으로 기초연금 활용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보험료는 올리지 않고 현재 월 25만원인 기초연금을 증액해 소득대체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초연금은 세금이 재원이다. 현재 25~30만원인 기초연금의 내년도 예산은 11조5000억원인데 40만원으로 일률 인상하면 2088년까지 전 국민이 부담해야 할 세금은 1416조원으로 추계된다. ‘덜 내고 더 받기’를 원하는 국민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는 해법 찾기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현재 연금 개혁에선 보험료율 인상이 불가피한데 그 카드를 제외해 버리면 알맹이가 빠져 연금개혁 방안을 짜기 어렵다”며 “연금개혁의 전제조건인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려면 국민과 대화를 통해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되 현재 연금 재정 상황 등을 솔직히 공개하고 국민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정공법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이달말까지 국민연금 개편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그 뒤 국민연금 개편과 관련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노후소득보장특별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하고 국회 논의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해야 한다. 2020년 총선일정을 고려하면 연금개혁 논의가 또 다시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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