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 근심없는 마을’서 유래 여경암·거업재 등 역사문화재 다채
‘전통체험·농촌휴양마을 10선’정평 된장만들기 등 인기 年2만명 방문 부추·삼채·콩 등 특산품 입소문
대전에 400여년 전통을 품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농촌체험마을이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서울 남산 한옥마을이나 안동 하회마을 같은 우리 선조의 기품이 보존되고 있는 체험공간이 자리잡고 있는 곳, 바로 하늘 아래 근심 없는 마을 ‘무수천하마을’이다. 무수천하마을은 안동권씨 집성촌으로 유회당 종가와 여경암, 거업제 등 대전시 유형문화재 4건, 대전시무형문화재 1건, 대전시 문화재자료 4호 등 역사적 문화재가 다채롭게 보존돼 있는 보석 같은 곳이다.
무수천하마을은 한국농어촌공사의 ‘전통체험 하기 좋은 농촌체험휴양마을 10선’에 올라있을 만큼 정평이 나있다.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부추와 삼채, 흰민들레, 콩으로 만든 식품이 특산품으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올해부터 천혜향과 레드향, 한라봉 등을 수확해 국내 대형마트에 납품하고 있다.
▶130여종의 다양한 체험장 자랑=당초 무수천하마을 지명은 물이 흔하고 쇠가 나오는 곳이라는 의미에서 무수동이었다. 그러나 지난 2006년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전통테마마을로 지정받은 후 농촌 체험객 유치와 마을 홍보를 위해 ‘하늘 아래 근심 없는 마을’이라는 뜻에서 현재 명칭으로 바꿨다.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조용한 시골지역이던 무수천하마을은 전통테마마을로 지정받은 후 도시 체험객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130여종에 이르는 다양한 체험의 장은 무수천하마을의 자랑거리다. 체험는 ▷농사(감자ㆍ고구마ㆍ토마토ㆍ삼채ㆍ땅콩ㆍ배추ㆍ옥수수 등 수확, 벼 모내기, 벼탈곡 등) ▷전통문화(탁본하기, 전통차 마시기, 전통예절 배우기, 전통혼례 등) ▷전통음식(된장ㆍ고추장ㆍ청국장ㆍ향토비빔밥ㆍ엿 만들기, 김장김치 담그기, 식문화 체험 등) ▷공예(천연염색, 한지공예, 비누만들기, 압화 등)으로 크게 4가지로 진행된다.
특히 숙박시설과 세미나실, 식문화 체험관 등 다양한 체험공간을 갖춘 다목적회관이 준공되자 체험객들이 늘어나 연 방문객이 2만여 명에 이르고 있다. 외국에서도 무수천하마을 체험 신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8월에는 42개국 재외동포 120여명이 이곳을 찾았다. 앞서 지난해의 경우, 이탈리아 한 대학 소스학과 학생 40여명이 이곳을 찾아 고추장, 된장 만들기 등 전통음식체험을 만끽했다. 자동차로 10분 이내 거리에 동물원을 갖춘 종합테마공원인 오월드와 효를 주제로 한 테마공원인 뿌리공원, 보문산 등이 있어 관광을 연계한 체험객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 지난 2013년 마을기업으로 선정된 무수천하마을영농조합법인은 삼채장아찌, 삼채효소, 조청, 전통장류, 천연벌꿀 등을 통해 농가소득을 높이고 있다. 2016년 재배를 시작한 천혜향, 레드향, 한라봉은 올해부터 수확해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 마트에 납부하고 있다.
▶역사적인 공간서 힐링 만끽=무수천하마을은 다른 농촌체험마을과 달리 다양한 문화재를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선, 대전 유형문화재 6호인 유회당이 마을을 내려다보며 자리하고 있다. 사실 유회당은 조선시대 숙종, 경종, 영조대에 40여년동안 실무관료를 지낸 문인인 권이진(1668~1743)의 호다. 권이진이 1707년 선친인 찬성공 권유의 묘를 이장한 후, 본인의 호를 따서 이듬해인 1708년 부모를 추모하는 첨배소인 유회당을 세웠다.
유회당 옆으로는 문중 선조들의 문집과 유회당 문집판목 246판이 보관돼 있는 장판각이 있다. 판목은 유회당 증손인 좌옹(권상서)이 배나무와 소나무에 왼손으로 써서 판각했다. 이 문집에는 시(詩), 소(疏), 장계(狀啓), 의서(議書) 등이 실려 있는 가운데 대일본외교사료 및 성리학 관계자료는 당시 학문과 국제정서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꼽힌다.
또 여경암 거업재ㆍ산신당도 대전 유형문화재 18호로 고풍스런 자태를 자랑한다. 이곳은 원래 권이진 선생이 선인의 묘소를 지키기 위해 1715년 건립됐다. 이후 후손들과 후학의 교육 장소로 활용됐다. 여경암의 뒤편에는 산신각이 자리잡고 있다. 산신각은고종 19년(1882년) 지은 1칸 건물로 안쪽에는 불단을 만들어 산신탱화를 걸어 놓았다. 이 곳에 유불선(儒佛仙)이 공존하는 셈이다.
숙종 33년인 1707년 세워진 안동권씨 유회당 종가도 대전 유형문화재 29호다. 화제로 소실돼 정조12년(1788년)에 새로 지었으며 남쪽으로 향한 ㄱ자를 뒤집어 들인 안채와 동북쪽으로 사당, 남동쪽에는 작은 사랑채가 위치해 있다.
마을축제인 무수동산신제는 대전 무형문화재 19호로 조선시대부터 전승되고 있는 세시놀이다. 해마다 정월대보름(음력 1월14일)에 열린다.
대전=배문숙 기자/osky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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