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좌파 대통령 오브라도르 상하원 장악 강력한 드라이브
극우 브라질 보우소나루 내년 취임 다수당 노동당 넘어야 개혁 성공
중남미 지역에서 새로운 스트롱맨들의 경쟁이 시작된다. ‘좌파 트럼프’로 불리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ㆍ암로)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의 임기가 12월 1일부터 시작되고, 한 달 뒤 ‘우파 트럼프’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도 공식 취임한다. 각각 6년과 4년의 임기가 시작되는 이들 대통령은 ‘트럼프’라는 별명에서 알 수 있듯이 모두 민족주의자에 포퓰리스트이지만, 정치적인 이념은 정반대다. 이들 중남미를 대표하는 스트롱맨들의 ‘좌우 대결’은 향후 라틴 아메리카의 정치적 지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간 경제 규모가 3000조원에 이르는 멕시코와 브라질에서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흥미있는 경쟁이 시작된다고 전했다. 좌파인 암로 당선인은 지난 30년간 멕시코에서 유지된 기술관료 중심의 정치 세력을 넘어 당선됐으며, 우파인 보우소나루는 지난 16년간 브라질을 지배한 좌파 노동자당의 정책을 되돌리는 임무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FT는 ‘어떤 대통령이 더욱 성공적이거나, 적어도 위험하지 않을까’라는 질문과 함께 양 대통령 당선인의 정치적 영향력, 경제 상황, 사회 정책, 시민사회 측면에서 경쟁력을 비교했다.
먼저 정치적인 영향력 측면에선 오브라도르가 유리하다. 오브라도르 지지세력은 의회 상ㆍ하원에서 모두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다. 또 멕시코 대통령이 주정부 예산의 70%를 담당해 영향력도 막강하다. 이런 까닭에 입법부를 통한 개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브라질 보우소나루의 지지세력은 의회 소수당이다. 하원에선 중도 우파와 연합해야 다수를 차지할 수 있으며, 상원은 이마저도 어려울 전망이다. 때문에 보우소나루의 개혁 정책은 의회 최대 정당인 노동자당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브라질 대통령은 주정부에 대한 권한도 약하다.
멕시코 싱크탱크인 CIDAC의 루이스 루비오 대표는 “브라질은 힘이 훨씬 더 분산되어 있지만, 오브라도르는 그렇지 않다”며, “오브라도르는 입법 질서를 바꿀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자국 경제계에선 보우소나루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특히 투자자들은 ‘시카고 보이’로 불리는 파울루 게데스를 경제사령탑(재무장관)으로 임명한 것을 반기고 있다. 게데스는 미국 시카고대 출신으로 브라질 투자은행 방코팍투알이 공동 창업자다.
시장 친화적인 인사 등용에 환호한 브라질 증시는 최근 상장기업들의 순익도 5분기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반면 멕시코는 거시적인 경제 상황은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투자자들이 매각에 나서면서 좌파 정권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멕시코 중앙은행은 올해와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두 나라에 만연한 반(反)폭력 정책 대결도 주목된다. 멕시코에선 지난 2006년 이래 약 25만명이 살해당했으며, 브라질에선 같은 기간 55만3000명이 살해됐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둘 모두 군이 주도하는 문제 해결의 필요성에 동의하고 있다. 보우소나루는 총기 소지 자유화까지 제안하고 있다. 오브라도르는 사회 정책을 통한 문제 해결을 더욱 강조한다. 좌우를 대표하는 이들은 언론, 인종, 성 등을 둘러싼 인식 차이도 분명하다. 보우소나루는 언론과 동성애자, 흑인과 여성을 폄하하는 성향이다. 반면 오브라도르는 동성 결혼 허용과 낙태 합법화 입장을 지지한다.
통치 스타일도 다르다. 오브라도르는 대중 지지를 바탕으로 하는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준다. 반면 보우소나루는 가족을 중심으로 구성된 자문 그룹에 의지한다.
멕시코 윌슨 센터 대표는 “오브라도르의 리더십은 주정부와 의회의 협업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브라질 윌슨 센터 대표는 “보우소나루의 성공 방식은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앞선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고 조율하는 역량에 있다”고 말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멕시코 정부의 경우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신할 ‘미국ㆍ멕시코ㆍ캐나다 협정’(USMC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중남미 이민자 행렬(캐러밴)의 문제를 둘러싸고 트럼프 행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 반면 보우소나루는 노골적으로 ‘친(親)트럼프’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박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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