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신입행원 대상 첫 적용 직급 승진 못하면 기본급 동결 승진 적체 많아 반발 클 듯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KB국민은행이 연차에 따라 임금이 올라가는 ‘호봉제’ 급여체계에 메스를 댄다. 연차가 쌓여도 직급 승진을 못하면 임금 인상을 제한하는 ‘페이밴드’ 제도를 전면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노조가 폐지를 주장하며 반대하고 있어 실제 제도 시행으로 이어질지, 다른 은행으로까지 확산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4년 전 신입행원 대상으로 도입한 ‘페이밴드’ 급여제도를 전 직급으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노조와 진행 중인 임금단체협상에서도 주요 안건으로 제시해 논의하고 있다.
페이밴드는 일정 기간 안에 윗 직급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기본급을 그대로 유지하는 일종의 ‘직급별 기본급 상한제’다.
애초 국민은행은 직급 승진과 관계없이 3년마다 호봉 등급이 상승하고, 이에 맞춰 기본급이 올라가는 구조로 돼 있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은행장을 겸임하던 2014년 직원 생산성을 제고하겠다며 페이밴드 도입을 추진했으나, 노조 반대에 부딪혀 신입행원만 우선 적용했다.
당시 입행한 대졸 일반직 ‘L1’과 특성화고 등 ‘L0’는 호봉에 따라 기본급이 자동 인상되는 상한이 각각 7등급, 5등급으로 정해졌다. 그 이후부터는 과장으로 승격되지 않으면 기본급을 8등급, 6등급 수준으로 올려 받지 못한다. 이르면 2024년부터 페이밴드에 걸려 기본급이 동결되는 직원들이 나타나게 된다.
국민은행은 페이밴드가 승진 유인을 극대화해 일의 능률을 높이고 경쟁을 촉진하는 제도라고 보고 전 직급으로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은행 노조는 페이밴드가 승진 적체가 많은 은행 인사구조와 맞지 않은 불합리한 제도인데다 "신입행원들에게 일방적으로 적용됐다"며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인사 적체로 승진 비율이 높지 않은 현 상황에선 기본급이 동결되는 사례가 속출해 직원들의 의욕만 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홍배 노조위원장은 “호봉제의 문제 개선은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협의를 통해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항”이라면서 “아무 보상 없이 승진을 못했다고 호봉을 올려주지 않는다면 누가 받아들이겠나”라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현재 페이밴드는 신한은행을 비롯한 일부 시중은행이 시행하고 있다. 다만 우리은행은 팀장 이상 승진 대상자에 한해 페이밴드를 적용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구 하나ㆍ외환은행의 밴드가 달라 임단협에서 임금제도 통합의 일환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들은 연공서열식 호봉제 수정을 위해 페이밴드 등 대안들을 모색하는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자동으로 오르는 호봉제를 고쳐야 한다는 데는 은행들의 의견이 비슷하지만, 방식에 대해선 직급ㆍ연차나 직무에 따라 이견이 있다”면서 “임금체계를 손질하는 데 적잖은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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