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적 드문 호주 필바라 로이힐 광산…무인드릴 9대가 30명 몫 해내 - 무인화로 비용 절감ㆍ가동시간 확대…생산량 10% 이상 높여 - 포스코, 로이힐 투자로 양질 원료 저렴하게 확보…원가 경쟁력↑ [헤럴드경제=호주(필바라) 박혜림 기자] 좁고 구불구불한 갱도 안에서 검은 석탄 가루를 잔뜩 뒤집어 쓰며 곡갱이질을 하는 광부의 모습 등…. ‘광산’이라고 하면 흔히 떠오르는 풍경이 있다. 10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지구 반대편에서 만난 호주 서북부 필바라 로이힐 철광석 광산은 드론이 날아다니고, 무인 드릴이 채굴을 하는 등, 기존의 통념을 깬 모습이었다.
필바라에 위치한 포스코의 로이힐 광산을 가는 길은 험난했다.
지난 13일 인천에서 홍콩을 경유해 호주 퍼스에 도착한 뒤 다시 국내선을 타고 2시간을 이동해 뉴먼 공항에 내렸다. 다시 1시간30분을 버스로 달리고 나서야 최종 목적지인 로이힐 광산에 도착할 수 있었다.
27년간 채굴할 수 있는 23억톤의 철광석이 매장된 곳 답게 가장 먼저 반긴 것은 사방이 쭉 뻗은 검붉은 대지였다.
로이힐 광산은 길이 27㎞, 폭 7㎞ 가량의 거대한 노천 광산이다.
필바라 지역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길게 걸쳐 있어 보이는 건 벌건 황무지 뿐이다.
드넓은 광산을 파내려가는 건 사람이 아닌 기계다. 노천에는 곡갱이질을 하는 광부 대신 어지간한 건물 높이 만한 대형 드릴, 바퀴 하나가 사람 키의 두 배를 뛰어넘는 덤프트럭만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로이힐 관계자는 기계가 사람을 대신한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라고 전했다.
작년 5월까진 적잖은 광부들이 근무하고 있었다. 드릴 1대당 낮ㆍ야간ㆍ휴식조 운전자 총 3명이 붙어 30여명이 밤낮으로 땅을 파냈다. 5월에 무인 드릴을 도입하며 이제는 단 두 명의 직원이 광산 내 설치된 40여개의 CC(폐쇄회로)TV를 보며 조이스틱 하나로 무인드릴 9대를 조종하게 됐다.
효율도 대폭 증대됐다.
로이힐 관계자는 “1대의 드릴이 하루 평균 100개 안팎의 구멍을 파낸다”고 설명했다. 드릴이 파낸 구멍 길이만 더해도 10㎞일 정도다.
구멍을 뚫는 오차도 기존 0.5~1m에서 0.1m 이내로 작아졌다. 비용 절감과 가동시간 증가 등으로 생산량도 10% 이상 향상됐다.
로이힐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내년 3월 로이힐 광산에서 1300㎞ 떨어진 퍼스의 원격 운영 센터로 무인 드릴 제어실을 옮길 예정이다.
선적도 기계 몫이다.
기차가 부두에 도착하면 236개의 칸에 실린 철광석이 자동으로 바닥에 떨어진다. 이렇게 ‘하차’한 철광석은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다시 4.2㎞ 떨어진 선석으로 옮겨져 벌크선 위 ‘홀더’에 실린 뒤 세계 각지로 운송된다. 이 과정에서 사람은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다.
지난 2015년 12월 10만톤 규모로 첫 선적을 시작한 로이힐은 해마다 생산량을 늘려 올해 5200만톤의 철광석을 생산하게 됐다. 내년에는 연산 5500만톤을 생산할 예정으로, 이는 포스코가 한 해 포항과 광양제철소에서 사용하는 철광석의 총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버려지는 철광석을 재사용하는 방안도 연구해 2~3년 안에 6000만톤 규모의 생산체제를 이룩하겠다는 목표다.
철광석의 품질도 양질이다.
로이힐 일대의 철광석은 세계 철광시장 표준(철분 함유량 62%)에 가까운 고품위로,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 철강사들의 매력적인 투자처로 거론된다. 이에 포스코도 지난 2009년 원가 경쟁력 강화 및 양질의 원료 확보를 위해 로이힐 프로젝트에 투자를 결정했다. 그 결과 호주 핸콕사(70%), 일본 마루베니 상사(15%), 중국 차이나 스틸(2.5%)과 함께 로이힐 광산 지분 12.5% 보유하게 됐으며, 포스코 연간 총 사용량의 26%에 해당되는 연간 1500만톤의 철광석을 저렴한 가격에 확보하게 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로이힐 프로젝트는 포스코가 메이저 철광석 공급업체들의 구매 의존도를 벗어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미래 고품질 철광석을 확보했다는 점도 큰 의미”라고 강조했다.
한편 포스코는 창사 이래 안정적인 원료수급을 통해 철강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해 오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총 32건의 원료개발 투자를 진행해 투자비 회수율 87%, 원료 자급율 46%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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