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심리 불가피…‘재판개입’ 소명 여부 관건 -문무일 검찰총장 ‘연내 수사 마무리’ 의견 밝혀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과 재판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임종헌(59·사법연수원 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구속 여부가 오늘 판가름난다. 만약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검찰은 임 전 차장의 신병을 확보할 수 있는 20일 이내에 기소를 마쳐야 하기 때문에, 연내 수사를 마무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6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임 전 차장을 불러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심리 중이다. 검찰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상비밀누설 ▷직무유기 ▷특정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상 국고손실 ▷위계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작성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임 전 차장은 영장심사에 출석하면서 혐의 인정 여부나 양 전 대법원장과의 공모관계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재판에 부당하게 개입하기 위해 법원행정처 심의관들에게 사건 검토를 시켜 직권을 남용했다고 보고 있다. 영장심사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삼권이 분리되고 재판 독립이 있는데, 재판에 개입하는 문서를 작성해 재판부에 은밀히 전달한 행동은 그 자체가 사법부 공무원으로서 의무 없는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 현직 법원행정처 간부들이 검찰 조사를 받았고 상당수가 임 전 차장에게 불리한 정황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법원이 진술만으로 임 전 차장의 범죄 혐의가 소명됐다고 볼 지는 미지수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전날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수사팀에서 논리를 충분히 세웠고, 영장청구서에 법리를 피력했다”면서도 “자료 입수가 충분히 되지 않아 진술에 의존하는 수사로 변질된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문 총장은 또 “원래 처음 수사 목표는 3~4개월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자료를 수집할 방법이 없어 지연됐다”면서 “금년 안에 마무리되면 다행이겠다 싶다”고 말했다.
임 전 차장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튿날 새벽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이 영장청구서에 기재한 개별 범죄 사실은 30여개에 달한다. 법원 입장에서는 구속영장을 기각할 경우 여론의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발부하면 수사 확대 기로를 열어주는 셈이 돼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다. 임 전 차장이 구속되면 수사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공범으로 기재된 전직 대법관이나 양 전 대법원장도 조만간 검찰 포토라인에 서게 될 전망이다. 구속기한을 연장할 경우 최대 20일 동안 신병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안에 공소장에 담길 범죄사실을 확정해야 한다. 수사팀이 목표로 잡고 있는 ‘연내 마무리’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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