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그룹 “저출산 완화, 사회보장확대·성평등 실현해야”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청년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이유는 취업하기 어려운 데다 취업하더라도 ‘괜찮은 일자리’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관 전문가그룹은 25일 ‘저출산 미래 비전(안)’에서 “결혼은 출산율을 결정짓는 주요한 요인 중 하나로 결혼해서 독립된 생계를 꾸리고 새로운 가족을 형성하려면 먼저 취업부터해야 하는데 20~30대 청년들이 취업의 어려움으로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 저출산정책을 재구조화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기위해 만들어진 이 전문가그룹에는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상림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최슬기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양난주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혜영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이사장,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등이 참여했다.
심각한 청년실업의 현실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대 청년실업률은 2008년 7.4%에서 2011년 8.7%, 2014년 10.2%, 2017년 11.3% 등으로 높아졌다. 20대 남성 고용률은 1980년 80%를 넘어섰지만 2000년 66.3%로 떨어지더니 2017년 60% 이하까지 하락했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한 채 학업을 연장하거나, 구직을 반복하거나, 아예 포기하는 일이 생기는 까닭이다.
특히 전문가그룹은 ‘괜찮은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괜찮은 일자리는 자신의 경력개발에 도움을 주고 적정수준 이상의 급여가 보장되는 일자리다. 많은 청년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비정규직 일자리의 상당 부분은 경력개발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거나 한계가 있는데다, 최저임금수준으로 보수가 낮은 경우가 많다.
20~30대 청년세대가 이런 비정규직 신분으로 설혹 취업한다고 해도 소득수준이 낮아서 결혼과 출산이라는 다음 단계로 이행하기 어렵다고 전문가그룹은 강조했다. 이렇게 취업난으로 취업 시기가 늦어지면서 결혼과 출산시기도 늦춰지고, 그러면서 낳고 싶은 자녀 수만큼 낳지 못하는 위험도 커지고 있다. 1996년 26.7세였던 여성의 첫아이 출산연령은 2016년 31.4세로 올라갔다.
전문가그룹은 저출산의 늪에서 헤어나려면 결국 안정된 취업활동과 주거환경을 조성하고, 돌봄 부담과 교육비용을 분담해주는 사회보장제도를 확대해 객관적 삶의 조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성평등 실현을 통해 여성의 독박육아, 경단녀로 대표되는 성차별을 해소해 주관적 행복수준을 높이는 노력을 지속해서 펼쳐야 세계최장의 초저출산 현상을 극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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