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단, 댓글공작ㆍ블랙펜 의혹 수사 결과 발표 -블랙펜 의혹 관련 3명 불구속 송치…2명 수사 중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이명박 정부 시절 벌어진 경찰의 댓글 공작으로 달린 댓글만 최소 3만7000여 건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댓글 공작에 동원된 경찰관만 1500여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조현오 전 경찰청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송치하고 당시 정보국장, 보안국장 등 8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지난 3월부터 댓글 공작 의혹에 대해 수사한 수사단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수사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수사단에 따르면 지난 2010년 2월~2012년 4월 경찰 지휘부는 서울지방경찰청 정보관리부 및 경찰청 정보국ㆍ보안국ㆍ 대변인실 등 부서 소속 경찰관 1500여 명을 동원해 인터넷ㆍSNS상에서 제기되는 각종 정치ㆍ사회적 이슈, 또는 경찰 관련 이슈에 대해 일반 시민처럼 댓글ㆍ트위터 글 등을 작성하게 하거나 인터넷 상의 투표활동에 참여하게 하는 방법으로 ‘정부와 경찰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을 펼쳤다.

수사단의 조사 결과 압수물 등으로 확인한 실제 댓글과 트위터 글만 1만2800여 건, 보고서로 확인된 댓글 수만 3만780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계정 탈퇴 등으로 댓글이 없어지거나 삭제된 점, 작성 시기로부터 6년 이상 지난 점 등을 고려하면 실제 작성된 전체 댓글이나 트위터 글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수사단은 밝혔다.

이들이 대응한 이슈는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구제역, 대통령 탄핵, 한진重 희망버스 등 경찰 업무과 무관한 사안부터 경찰청장 관련 논란이나 경찰 추진 시책 등 경찰 관련 사안이었다.

정보부서에선 ‘SPOL(Seoul Police Opinion Leader)’이, 홍보부서에선 ‘폴알림e’, 온라인홍보ㆍ기동대 SNS 담당 등 비공식 조직이, 보안부서에선 전국의 보안사이버수사대 요원을 동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지방경찰청에서는 희망버스 시위 여론대응을 위한 ‘온라인대응T/F’ 를 만들어 1박 2일 철야 작업으로 집중 대응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수사단이 희망버스 사안과 관련해 댓글 작업 전후의 트윗 자료를 비교한 결과 댓글 작업 이후 희망버스에 대한 부정적인 트윗 많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경찰 신분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가명이나 차명 계정이나 해외 IP, 사설 인터넷망 등을 사용했고, 여론대응 관련 지시는 경찰 내부망, 업무용 동보 SMS 발송 시스템 등을 통해 이루어졌다. 일부 부서에서는 댓글ㆍ트위터 글 등 대응 실적을 관리하고 평가에 반영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청와대와의 교감 여부에 대해서 수사단 관계자는 “청와대와 구체적인 지시는 확인되지 않았고 조 전 청장도 (청와대 지시 여부에 대해) 완강히 부인했으나, 여론 활동이 정부의 관심 사안이라는 것과 인터넷이나 SNS 여론에 대응을 좀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자료는 확인됐다”고 밝혔다.

수사단은 당시 보안국 직원 등 2명에 대해서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이명박정부 시절 군 사이버사령부 ‘블랙펜 작전’에 경찰이 개입했다는 의혹도 조사한 수사단은 이명박 정부 당시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장 민모 씨와 감청프로그램 업체 대표 등 3명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당시 군 관계자 2명에 대해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현재 수사를 진행 중이다.

수사대에 따르면 민 씨는 지난 2010년 4월~2012년 10월 법원의 영장 없이 보안사이버수사 프로그램의 일부인 감청 프로그램을 사용해 인터넷 게시글 및 IP와 개인 2명에 대한 이메일 발ㆍ수신 내용을 불법 감청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감청프로그램 업체 대표는 당시 프로그램 보수 유지 명목으로 이를 도운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보안사이버수사대는 인터넷에 대통령이나 정부정책, 군 비난성 댓글을 게시한 네티즌들의 닉네임, ID, 댓글 URL 등 자료를 수집해 소위 ‘블랙리스트’로 관리하고, 경찰 등 유관기관에 자료를 통보하도록 했다.

수사단은 “사안의 중대성 및 방대한 증거 관계, 일부 대상에 대한 계속 수사 필요성 등을 감안해 송치 후에도 일정기간 ‘공조수사팀’ 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