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 “연구개발 법인 분리 반대”…15~16일 파업 찬반투표 실시 - 한국GM “법인 분리와 철수는 아무런 관련 없어”…답답한 속내 - 이번엔 노조 편에 선 산업은행…한국GM 다시 ‘격랑 속으로’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한국GM 노동조합이 15일 파업을 위한 찬반 투표에 돌입한다.

지난 4월 노사와 정부가 극적인 합의에 이른지 6개월여 만에 한국GM이 다시 격랑에 휩싸이는 모양새다.

한국GM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한국GM 지부는 15~16일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쟁의행위(파업)에 대한 찬반투표를 시행한다.

이 찬반투표 결과와 향후 중앙노동위원회의 쟁의조정 결정에 따라 한국GM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연구개발 법인 분리가 뭐기에…노사-산은 ‘재충돌’= 한국GM 노사가 경영정상화 합의에 이른지 반년만에 다시 충돌하게 된 이유는 ‘연구개발(R&D) 법인 분리’ 문제 때문이다.

지난 7월 GM(제너럴모터스) 측은 한국GM 연구개발 투자의 일환으로 연말까지 글로벌 제품 개발 업무를 전담할 신설 법인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배리 엥글 GM 총괄 부사장은 당시 “신규 차량 개발 업무 수행을 위해 100명의 엔지니어를 채용해 한국GM 전체 연구개발 인력을 3000명 이상으로 확충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노조는 이같은 법인 분리 움직임을 GM이 한국시장에서 철수하기 위한 ‘꼼수’로 규정하며 강력 반발했다.

노조 측은 지난 9월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특별단체교섭을 요청했지만 회사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투쟁 모드’에 돌입한다고 설명했다.

한국GM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도 제동을 걸고 나섰다.

산은은 지난달 인천지방법원에 한국GM 주주총회 개최 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자신들과 충분한 상의 없는 법인분리 안건 의결을 막기 위해서다.

산은은 지난 4월 경영정상화 합의 과정에서 GM과 노조 양측을 동시에 압박했지만 이번에는 노조와 같은 편에 선 것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한국GM 주주총회 금지 가처분신청이 기각된다면 주총에 참석해 연구개발 법인 분할에 대한 비토권(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갈 길 바쁜 한국GM “이미 10년 체류 약속하고 투자중인데…”= 신규 투자와 내수 회복 등 경영정상화 작업에 한창이던 한국GM은 답답하고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한국에 최소 10년 간 머물기로 산은과 합의하고 36억 달러(4조1000억원)에 달하는 신규 자금을 투입한 마당에 연구개발 법인 분리를 철수 수순으로 보는 것은 과도한 억측이라는 것이다.

한국GM 관계자는 “R&D 법인이 분리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도 군산 공장은 폐쇄됐다. 반면 중국은 R&D 법인이 분리돼있지만 철수할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느냐”며 법인 분리와 철수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법인 분리가 한국GM의 위상을 강화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 한국GM 내 R&D 부문은 국내 부평 및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 경차와 소형차를 개발하는데 그치지만 법인을 분리해 GM 글로벌 연구센터의 일원이 되면 모든 차종을 개발할 기회가 생긴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노조가 ‘철수 가능성’이라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프레임으로 이슈화해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는 전략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연구개발 법인이 분리되면 안그래도 희망퇴직으로 3000명 가까이 줄어든 노조원 수가 또 다시 3000명 가량 더 줄어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노조의 힘과 위상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물론 노사가 절반씩 부담키로 한 군산공장 잔류 무급휴직자의 생계비 지원 부담도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GM이 10년 동안 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기로 이미 합의했고 산은의 비토권 등 안전장치도 마련돼 있는 것 아니냐”며 “생산성을 더 높이고 노사관계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글로벌 본사로부터 지속적인 투자와 수익성 좋은 전략 차종을 배정받는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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