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허가 의료기기 중 30% 넘게 허가 취소 -의료기기 이상사례 건수 6년만에 8배 증가 -윤소하 의원 “과도한 규제완화는 위험해”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의료기기 중 가장 안전한 등급에 속하는 체외진단의료기기 5개 중 1개는 식약처 허가 후 신의료기술평가 과정에서 탈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기의 이상사례 신고 건수도 지난 6년간 8배나 증가했다. 정부가 의료기기에 대한 규제완화 정책을 펴고 있지만 무분별한 규제완화는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정의당)의원이 한국보건의료연구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한 전체 의료기기 중 34%가 허가 취소, 취하돼 시장에서 퇴출됐다. 또 신의료기술평가 단계에서 탈락한 체외진단의료기기 비율이 21.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의료기기분야 규제완화 정책에 따르면 체외진단의료기기는 신의료기술평가 단계를 거치지 않고 혁신형의료기기의 경우 허가과정에서 규제를 완화해 시장진입을 빠르게 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의료기기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제품허가를 거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요양급여 대상여부를 판단하는데 신의료기술일 경우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신의료기술평가를 거쳐 시장에 진입한다. 정부는 체외진단의료기기의 경우 안전성에 우려가 없기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제품허가 후 시장으로 바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하고 사후 평가하는 식의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문제는 상대적으로 안전성에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체외진단의료기기의 경우 신의료기술평가를 거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2016년 이후 체외진단의료기기에 대한 신의료기술평가 현황을 살펴보면 총 229건의 신청 건 중 42.3%인 97건이 시장으로 진입했고 50건은 비승인돼 시장으로 진입하지 못했다. 전체 신청 건수 대비 21.8%가 탈락한 셈이다. 비승인 사유는 의료기술의 안전성ㆍ유효성을 평가하기에 연구결과가 부족한 경우가 40건이었고 안전성 또는 유효성이 아예 확인되지 않는 의료기술이 10건이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 한 의료기기 중 허가를 취하하거나 취소돼 시장에서 퇴출된 의료기기는 연평균 1487건에 달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총 허가된 의료기기는 1만7267건이었고 같은 기간 허가가 취소된 건수는 525건, 취하한 건수는 5422건이었다. 4년 간 허가된 의료기기 수의 30%에 해당하는 의료기기가 시장에서 퇴출된 것이다.

한편 의료기기 사용에 따른 이상사례 보고 건수는 6년 사이 8배 이상 증가했다. 2011년 717건에 불과했던 의료기기 이상사례 신고 건수는 해마다 증가해 2017년 6078건으로 증가했다.

윤 의원은 “이미 신의료기술평가 과정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되지 않아 탈락한 체외진단기기가 20%가 넘는데도 불구하고 앞으로 모든 체외진단의료기기에 대해 신의료기술평가 단계를 생략시키겠다는 것은 국민건강과 안전을 책임져야할 정부가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며 “허가된 의료기기가 허가취소되거나 의료기기 사용에 따른 이상사례 신고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안전성을 강화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