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의 ‘하강국면’을 언급한 가운데, 투자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내수시장을 이끄는 소비와 더불어 일자리 등 경제전반의 성장동력이 되는 투자가 주춤해지며 경기침체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KDI는 10일 발표한 경제동향을 통해 설비투자를 진단하면서 “자동차를 중심으로 운송장비가 증가했으나, 비중이 큰 기계류의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설비투자는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고 밝혔다. 건설투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건설기성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건설수주도 큰 폭으로 축소되며, 건설투자의 감소세가 향후에도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8월 설비투자는 전년동기대비 11.2% 감소하며 넉달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건설투자도 같은 기간 6.2% 줄며 올 2월 이후 7개월 연속 마이너스 곡선을 그렸다.
문제는 이같은 하락세가 어디까지 이어질 지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설비투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계류의 투자가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기계류 투자는 8월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1%나 줄었다. 4개월 연속 감소세다.
특히 8월 특수산업용기계 수주액 규모가 전년대비 20.9% 감소하고, 9월 반도체제조용장비 수입액은 같은 기간 35.5%가 뒷걸음질쳤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대량 설비확충에 따른 기저효과로 감소폭이 컸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설비투자의 감소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않다.
건설부문의 기성ㆍ수주 역시 건축, 토목 등 관련업종의 전 분야에 걸쳐 투자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주택부문의 경우 올 8월까지 누적 준공은 40만1000호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착공은 29만9000호에 그쳐 주거건축 부문의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투자 부진은 단지 관련 업종의 경기등락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생산라인 축소 또는 증설 정체는 관련 고용의 증감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요소다. 이는 일자리와 더불어 경제주체들의 소득에도 영향을 미쳐 소득주도성장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한 경제 전문가는 “가뜩이나 침체된 경기 속에 기업들의 투자 심리까지 꽁꽁 얼어버린 상황”이라며 “세제 혜택 등 정부의 전향적인 투자촉진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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