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2개월 만 한미 금리차 ‘최대’ 집값 급등에 저금리 책임론 ‘가열’ 정부도 총리발언으로 ‘OK’사인 내 물가ㆍ고용부담에도 11월 인상유력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금리결정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을 발표한 27일 오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한 얘기다. 낮은 물가와 미흡한 고용 등으로 경제가 어려운데 데 한미 금리격차는 11년 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시중 유동성으로 서울 부동산이 급등하자 정부는 초강력 대책을 내놨고, 급기야 국무총리가 금리인상을 ‘운운’할 지경까지 됐다. 한은이 어느때보다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분석이다.
▶11년 만에 0.75%p 벌어진 한미 금리=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2.00~2.25%로 0.25%포인트 올리면서 한미 금리차가 0.75%포인트로 벌어졌다. 2007년 7월 이후 11년2개월 만에 최대 폭이다. 연준이 예상대로 오는 12월 금리를 0.25%포인트 더 올리고, 한은이 금리 동결을 고수하면 금리차는 1%포인트까지 벌어진다.
미국 금리가 우리나라보다 높다고 해서 당장 외국인 투자금이 썰물 빠지듯 나가지는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외국인 자본의 유출입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금리차뿐 아니라 ▷국내 경기 ▷환율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 등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향후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외국인의 자본유출 압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외화 유동성이 풍부한 소규모 개방경제에선 투자금을 회수하기가 쉽기 때문에 외부적인 충격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부동산만 오른다…금융불균형 심각=한은이 우려하는 저금리에 따른 금융불균형 현상도 최근 심각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서울 지역만 오르는 부동산 시장의 ‘비이성적 과열’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8월 말까지 올해 서울 부동산 가격은 6.85%나 상승했다. 지난해 연간 상승률(5.28%)을 넘어 2006년(24.11%) 이후 최대 수준이다.
저금리의 장기화로 유동자금이 급증하면서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 간 것이 결정적이다. 실제로 7월말 현재 통화량(M2)은 2637조4218억원(원계열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7% 늘었다. 18개월 만에 최고 증가율이다. 지난해 말 통화량이 2471조원(평잔 기준)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에만 160조원이 늘어난 셈이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던 2006년 12월 말에도 M2(1149조원)는 전년 동기보다 12.5% 늘어난 바 있다.
2014년 정부가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을 발표했는데도 부동산 시장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자 불꽃처럼 살아났다.
한은도 지난 8월 금통위에서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자금이 몰리는 상황이라면 LTV·DTI 규제 준수 여부 점검이나 자금조달계획 감독 등의 효과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결국 ‘풍부한 유동성’에는 ‘금리인상’이 ‘즉효약’임을 시사한 셈이다.
▶문제는 타이밍…‘11월 인상’ 유력=금리를 올려야 할 이유는 쌓이고 있지만 문제는 경제 펀더멘털이다. 경기가 ’우하향‘하는 상황이라 금리까지 올라가면 경기하락이 가속화하면서 자칫 ‘한은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특히 10월은 한은의 경제전망 수정치가 나오는 달이다. 한은이 이미 올해 경제성장률을 3%에서 2.9%로 내렸지만, 10월에 다시 2.8%로 내릴 가능성이 크다. 성장률 전망치를 내리면서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은 경제학 논리상 맞지 않는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11월께 금리인상을 해 ‘총리 발언’에 움직였다는 논란을 피하면서 한미 금리차를 1%포인트 미만으로 유지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 금리역전이나 가계대출 증가, 주택가격 상승 등 금융안정의 필요성 등으로 연내 금리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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