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사격보다 조준ㆍ사격 훨씬 용이 -육군 워리어 플랫폼 체험 사격 르포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사격통제관의 ‘소등’이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달빛조차 없는 야간 환경을 상정한 계룡대 실내사격장에는 짙은 어둠이 내린다.
그러나 50m 떨어진 표적지는 더욱 또렷해지고 한층 더 가까이 다가온다. 방아쇠를 당기자 총알이 표적지를 꿰뚫는 게 느껴진다.
지난 6일 계룡대에서 체험한 워리어 플랫폼은 기대 이상이었다.
체험 전만하더라도 새로운 작전수행 개념 달성, 무기와 전투 피복ㆍ장구 일체형 통합, 미래 전투수행 능력 극대화, 일체형 및 지능형 개인 전투체계라는 설명은 군 특유의 홍보문구 이상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직접 경험한 워리어 플랫폼은 마치 SF영화의 특수효과를 방불케 할 만큼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날 사격은 소총으로 일반사격 10발, 워리어 플랫폼 장착 10발, 그리고 워리어 플랫폼을 장착한 채 야간환경에서 10발 등 총 30발을 쏘는 형태로 진행됐다.
권총사격은 간간히 체험해봤지만 소총 사격은 예비군훈련이 마지막이었던 탓에 일반사격 10발의 결과는 통 신통치 않았다.
다시 컴뱃셔츠와 방탄헬멧, 방탄복, 전투용 안경, 청력보호 헤드셋에 더해 조준경과 레이저표적지시기, 확대경 등 워리어 플랫폼의 일부 피복과 장구, 장비를 착용하고 사격을 실시하자 탄착군(탄알 자국 무리)이 눈에 띄게 밀집하는 등 한눈에도 크게 개선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워리어 플랫폼을 적용한 상태에서의 야간사격이었다.
야간사격은 일반 가늠자와 가늠쇠를 정렬하는 방식이 아니라 렌즈 광점을 활용한 조준경과 3배 확대경, 그리고 레이저 표적지시기의 초록색 광원을 육안으로 직접 보고 쏘는 형태로 이뤄졌다.
오히려 주간보다 조준이나 사격에서 신속한 대응과 조작이 가능했다.
특히 3배율 확대경은 표적을 바로 코 앞까지 당겨주는 듯 했다. 체험사격시 옆에서 부사수 역할을 맡아 도와준 특전사 요원은 “확대경이 없는 상태에선 육안으로 100m 이상 떨어진 적의 인형을 구분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정확한 피아 구별은 어렵다”며 “3배율 확대경을 통해 목표를 훨씬 더 자세하게 봄으로써 적을 향한 정확한 조준과 사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초보자들을 대상으로 조준경과 레이저 표적지시기, 확대경 등 워리어 플랫폼의 전투장비를 착용한 채 육군이 3차례 실시한 실험 결과 주간사격의 경우 미장착시 30%에서 90% 이상, 야간사격의 경우 미장착시 0%에 가까운 수준에서 90% 이상으로 명중률이 향상되기도 했다.
기자들에 앞서 생애 첫 사격이자 워리어 플랫폼을 체험한 58세 여성 육군발전자문위원도 놀라운 결과를 보여줬다.
이 자문위원은 일반사격 때는 10발 중 3발만 표적지에 들어왔을 뿐이었다. 그러나 워리어 플랫폼을 적용하자 8발 이상의 탄착군이 표적지 중앙에 형성됐고, 야간사격 때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를 보여줬다.
워리어 플랫폼은 전술탄도미사일(KTSSM), 전략기동군단, 드론봇전투체계, 특임여단과 함께 육군이 국방개혁 2.0 차원에서 추진중인 5대 게임 체인저 중 한축이다.
인구감소와 병사 복무기간 단축에 따른 병력자원감소에 대응하고, 군 구조 개편으로 조정된 지상군 전력을 최첨단 개인전투장비체계로 보완하겠다는 목표에 따른 것이다. 결국 첨단장비로 병력 숫자를 대체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군의 전투복과 전투장구ㆍ전투장비 등은 조금 과장하자면 6ㆍ25전쟁 때와 크게 다르지 않고, 최소 20세기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자조가 나올 만큼 첨단화된 무기체계에 비해 낙후된 게 현실이었다.
육군은 이 같은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1단계로 2022년까지 14개 전투피복과 12개 전투장구, 9개 전투장비 성능ㆍ품질을 개선하고, 2단계로 2025년까지 통합형 개인 전투체계를 갖추며, 마지막으로 3단계로 2026년 이후 일체형 개인 전투체계를 완성한다는 구상 아래 워리어 플랫폼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편 육군은 지난 6월 아랍에미리트(UAE)에 파병되는 아크부대 14진 중 일부에 워리어 플랫폼을 처음 적용한 이후 일부 대대급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보급을 추진중이다.
shindw@heraldcorp.com

